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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누가 깔짱인가 겨뤄봅시다
글쓴이: 성산홍보실  날짜: 2018.09.18 11:59:49   조회: 72
 "지금은 이곳에 안계시지만 지나간 성산일기를 통해 추억하고 싶은 분들의 사연을 공유합니다" (2004년 1월 28일 성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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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도 지났다. 얼만전에 내 딸도 세배하러 왔다갔다. 그런데도 외롭고 심심하다. 한번만이라도 나의 성질과 비슷한 깔짱을 만나고 싶다. 깔짱이란 깔끔함이 도 닦는 수준에 이르는 마~깔끔녀의 원조라고나 말할까~~~

 

그런데 이 나이가 되도록 나와 깔끔을 겨뤄볼 상대를 여지껏 만나지를 못한것이 한스럽다. 아~나에게 도전할 사람은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단 말인가?

제발 전국의 시설생활자 여러분! 제발 나와 한번 겨뤄봅시다. 누가 더 깔짱인가를.......>

 

그럼 나의 성질을 한번 이야기 해보겠다.

 

나의 아지트는 단기보호센타 앞 쇼파이다..거기 터줏대감처럼 앉아서 남의 일 간섭할 거 안할 거 다하고..조금이라도 누가 경우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 질서를 바로 잡아 주는 것이 나의 취미이다..그리고 나는 입에 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말 하나가 있다..그건 바로 <더러봐서><에이..우째 저래 추잡스럽게 노노?>

<더러봐서 더러봐서 못살겠다> 대충 이런 말들이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말을 하는데는 나름대로 분명한 이유가 있다..나는 더러운 건 정말 못참는 깔끔한 성질이기 때문이다..

 

그럼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살펴보자..

 

우선 나의 아침은 이불털기로 시작된다..새벽이 밝기가 무섭게 큰이불,작은이불 할거 없이 복도로 죄다 가져 나와 탈~탈~턴다.. 그다음..빗자루로 방을 싹싹 쓸어서 쓰레받기에 모은 다음 이것 또한 복도에 가져나와 탈~탈~턴다..남의 방에,남의 코에 먼지가 들어가든 말든 그건 나와는 상관없다..(왜?나는 물불을 안가리는 성미거덩?)

 

식당에 갔다오면 햇볕이 잘드는 창틀에 손수건을 쫘~악 펴서 수저 를 놓아 일광소독을 시켜놓고 방을 닦는다..식당에 식기세탁기및 소독기가 있어도 나는 절대로 남이 먹던 숫가락 안먹는다. 걸레도 한번만 닦으면 절대 안된다..내리 서너번은 닦는다(왜? 그래야지 내속이 확~풀리거덩?)

 

계절별로 옷을 나누어 주는 날이 있다..<옷 받으러 오세요>방송이 끝나기가 무섭게(귀는 어두워도 그런건 이상하게 잘들리거덩?)..날쌘 걸음으로 사무실로 달려가서 옷을 받아 오면 우선 tag 떼고 포장지 다 벗겨 내고 단추를 다 뜯어내고 새로단다..(왜?그래야 튼튼하거덩?)

그런 다음 서랍을 열고 종이 깔고 새로 받은 옷을 딱딱 내성미에 맞게 개어서 정리를 한다음 보자기로 꼭꼭 덮어둔다.. 나의 장롱을 들여다 보자..이불은 크기별로,모서리와 모서리가 딱 맞아 떨어지게 개어서 놓고 겉옷은 몽땅

뒤집어서 걸어 놓았다..(왜? 그래야 먼지가 안타거덩?)

 

빨래 하는 것 역시 나의 깔끔한 성질을 그대로 반영한다. 나는 세탁기가 좀처럼 미덥지가 못하다..나의 이 억센 손을 고무통에 집어 넣고 북북 문질러 씻어야지 씻은맛이 제대로 난다..그리고 빨래를 널때엔 옥상빨랫줄에 옵션으로 걸려있는 빨래집게는 성질상 절대로 사용할 수가 없다..(왜?내가 따로 씻어서 말려둔 내 전용 빨래집게가 있거덩?)

 

이런 깔끔녀인 나에게도 남모르는 아픔이 있다..예전에 같은방을 썼던 이할머니(지금은 퇴소하셨지만)는 나보다 한술 더 뜨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하도 빨아서 야들야들 해진 하얀 런닝구(속옷)을 즐겨 입으시던 이할머니는 사흘이 멀다 하고 냉장고 코드 뽑아 성에 녹이고 행주로 닦아 내고 여름에는 선풍기 분해 역시도 예사로 하고..아마 그 방 천정이 높아서 다행이지 낮았더라면 형광등도 매일 빼서 닦았을 것이 틀림이 없다..

 

나도 깔끔이라면 한깔끔하는 성질인데 그 이할머니에게 날마다 단정치 못하다고 잔소리를 들어야 했으니 나의 아픔은 실로 컸다..다른건 어느 정도 pace를 맞추었으나 옷장을 닫는것이 문제였다..아귀를 딱 맞게 닫는 것까진 좋았는데..

자물통이 반듯하게 놓여져 있질 않고 단정치 않게 정말 삐딱하게 놓여져 있었던 것이였다...이것이..나..깔끔녀의 실수였다...

 

그런데 어느날 나의 적수가 내 허락도 없이 퇴소를 한 이후 나에게 절대적으로 맞설 사람이 없다는 게 나의 외로움의 시작이 되었다. 누구 나와 같이 한 깔끔하는 너, 당신, you 한번 겨뤄보자? 누가 깔짱인가!!!!!

 

 

**믿거나 말거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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