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의 싸움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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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0 00:00
오늘은 아침부터 원이 어수선합니다. 여기 저기서 큰소리가 나고 험악한 분위기입니다. 할머니들의 싸움이 있던 날입니다. 장모모할머니는 유명한 분입니다. 감정이 가는대로 행동하는 분이기에 건드렸다가는 본전도 못뽑는데 어찌 얌전이 김모모 할머니와 아다리가 되서는 약하디 약한 김할머니에게 눈을 맞고 왼쪽눈이 벌겋게 부어올랐습니다.
상대편 선수인 얌전이 김모모할머니는 꼬집힘을 당해서 손등이 찢기고 눈밑이 부어서 서로 내가 더 맞았느니 네가 나를 더 때렸느니 네가 먼저 나를 때렸느니 하면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중입니다.
거기다가 또 한선수는 맨날맨날 장모모할머니에게 당하다가 김모모할머니와 장모모할머니가 싸우는 틈에 자기가 그동안 당한 것을 앙갚음을 해달라며 더 싸워라 더 싸워라 하며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다가 장모모할머니한테 맞았다고 덩달아서 싸우다가 현장에서 공범으로 몰린 안타까웁고 배짱이 약간 나쁜 할머니(?)입니다.^^
항상 잔잔한 것 같으면서도 조곤조곤 싸움이 그치지 않는 곳이 바로 시설입니다. 같은 방에 계신분들끼리도 서로 맞지가 않아서 저 할마시하고만 안살면 정말 재미있고 행복할 것 같다고 해서 다른 분과 짝을 해드려보지만 또 다시 마음이 맞지 않아서 늘 불평하고 싸움이 그치지를 않습니다. 그러나 말로만 싸우는 정도이지 이렇게 육탄전이 벌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문일인데 어떻게 오늘은 심한 몸싸움으로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직원들이 개입하기도 전에 싸움이 시작됐다가는 영광의 상처들만 남기고 급속하게 끝나기는 했지만 후유증은 아주 큽니다. 서로 상처들을 내밀면서 사무실로 와서 시시비비를 가릴려고 하나 오늘은 누구 편도 들어줄 수가 없을만큼 직원들의 마음도 무겁습니다.
공동생활하기에는 너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장모모할머니에게는 우리 사회복지사들의 깊은 관심과 상담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늘 공격적이고 신경질적인 할머니는 남에 대한 배려와 참을성이 부족합니다. 말과 동시에 거친 행동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려고 하고 늘 그 주위에 계신 분들과 마찰이 심했던 분이었습니다.
살아오신 인생을 뒤돌아보면 질곡이 많은 삶을 살면서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한 건 아닌지... 마음에 여러가지 상처가 그 분에게 그런 성격을 형성하게 된 건 아닌지...자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감정대로 행동하는 할머니가 불쌍하기도 하고 그 할머니의 그토록 지독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을 하며 보낸 우울한 하루였습니다.
할머니들 제발 싸움을 하더라고 말로만 조고조곤 싸우시고 육탄전만은 절대로 안됩니다. 제발....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