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경이 우릴 부르더라 첫째날~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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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8 00:00
며칠째 추웠던 날씨가 무색하리만큼 화창한 아침.
알록달록 맘껏 치장한 할머니,할아버지의 모습에서 다가오는 봄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각자의 짐에 꼬리표를 붙이고 간단한 짐은 몸에 지닌채 버스에 올라타는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그렇게 가벼워 보일 수 없었다.
원장님의 간단한 기도를 마치고 직원들의 배웅속에서 북경 여행은 시작되었다.
어르신들은 저마다 당신들이 애써 모아온 쌈짓돈으로 간단히 먹을 간식들을 챙겨오셨는지 할머니들께서 연신 간식거리를 내놓으신다.
김갑* 할머니! 비닐 속에서 당근이랑 오이를 꺼내어 직원들 손에 조금씩 맛보라고 나누어 주신다. 달리는 차 속이라 가만히 좀 앉아 계시라는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차 속을 종횡무진 하며 다니시는 모습이 소풍을 떠나는 어린애의 모습처럼 즐거워 보인다.
푸른 산과 들을 지나 김해 국제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정오가 다 되어서다. 원에서 출발할 때 준비해 온 김밥과 우유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출국준비를 하기 위해 공항에 들어섰다. 이럴때 기념 촬영은 빠질 수 없는 것. 성산복지재단 플랭카드를 길게 펴고 김해 공항 글씨가 배경으로 깔리게 사진 촬영을 하였다. 외국으로의 처음 나들이라 각별히 주의할 것이 많아서 어르신들과 직원들에게 주의할 점을 계속 되새기는 가이드의 말을 모두 신중히 듣고 있었다.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는 2시에 출발하는 아시아나 항공이다 . 여러 차례의 검색이 있은 뒤 드디어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시속 734Km 로 고공 8382m에서 비행하는 여객기에서 내려다보는 고국의 산하는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1시간쯤 비행했을 때 기내식으로 간단한 점심식사가 준비되었다. 해물밥에 야채 샐러드의 과일. 그리고 쥬스까지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을 만큼 깔끔한 식단이다. 한 할머니께서는 해물밥을 담았던 그릇이 예뻐보였는지 가져온 비닐에다 주섬주섬 챙겨넣으시는 것을 직원이 말리기도 했다. 1시간 50분간의 비행끝에 북경에 도착하게 되었다. 출국시의 절차와는 달리 입국절차는 좀 간단하였다. 사전에 북경은 우리보다 더 찬 날씨일거라는 말씀이 있었지만 정작 북경의 날씨는 우리의 날씨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중국 현지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북경도 그 전까지는 매우 추웠는데 그날부터 날씨가 따뜻해졌다며 정말 복받은 분들이라는 말을 했다.
하여튼 기분좋고, 날씨좋고, 바람은 상쾌하고...
중국땅을 처음 밟았을 때 자동차들이 어르신들이 지나가는데도 불구하고 차를 세우지도 않고 막 지나갔다. 우리 생각으로는 감히 상상도 못한 일이지만 중국에서는 당연한 일이라는 가이드의 말을 듣고 알아서 잘 피하는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4일동안 타고 여행할 관광버스에 올라탔을 때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차시트는 언제 빨았는지 지저분하고 성한 의자가 없을 정도로 낡고 노후되어 있었다. 우리가 80년도에 타봤던 마을 버스정도의 수준이다. 의자가 왜 이러냐. 손잡이가 부서졌다는 등 이쪽 저쪽에서 불평의 목소리가 간간히 들렸지만 일단 정해진 버스니깐 타고 다닐 수 밖에..
차에 시동이 걸리고 북경 여행이 시작되었다. 차창으로 보이는 중국의 모습을 하나라도 더 보려는 듯 모두 눈길들이 차창밖을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차창으로 들어오는 중국의 모습은 우리가 어릴 때 보아왔던 낙후된 도시의 모습이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회백색의 일정한 형태의 빌딩이었다. 건너편은 기와를 이어 만든 낡은 슬래브집. 기와집 간혹 볏단을 엮어 만든 초가집들도 간간히 눈에 보였다. 어쩌면 한 공간안에서 이런 여러형태의 집모습을 볼 수 있을까? 비단 집만 그런 것도 아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모습은 자동차의 변천사를 한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인력거에서부터 전깃줄을 이용한 전차. 그리고 쌍둥이차에, 이층버스까지 모든 차종들이 모두 집결되어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여러형태의 자동차 모습도 카메라에 담아본다.
처음으로 관광할 곳은 부국 해저세계였다. 인공으로 만들어진 해저의 모습을 보기위해 그곳에 도착했을 때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처음 접한 것은 조그마한 좌판에 과일이며. 고구마 등을 놓고 파는 노점상들이었다. 천원이란 말을 외치며 한국 관광객을 따라다니는 모습에서 시골 재래시장의 한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가이드를 따라 해저의 모습을 보기위해 입장하였을 때 한국에서 관광온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인공으로 만들어지긴 했지만 많은 정성이 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중국을 둘러싼 바닷속에서 접할 수 있는 갖가지 종류의 바다고기가 물속을 헤엄치고 다녔다. 이쪽 저쪽 잦은 탄성을 쏟아져 나왔고 카메라 후레쉬가 이쪽 저쪽에서 터지곤 했다.
다음 코스는 중국에서는 처음하는 식사시간이다. 적응하기 쉽게 한국식이 준비되었다고 한다. 버스로 조금 가니 간판 또한 한국말로 새겨진 식당에 도착하였다. "춘천 닭갈비집" 중국에서 한국 간판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약간은 어눌한 발음이지만 깍듯이 한국말로 인사하는 식당의 종업원들에게 우리도 가볍게 인사를 하였다. 이미 예약이 된터라 식사준비는 모두 되어있었다. 고등어조림, 된장찌개, 콩나물, 잡채, 무채나물... 우리가 흔히 먹어온 음식들이었다. 약간은 맛에서 차이가 있었지만 그래도 출출했던 터라 맛난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오늘 일정은 여기에서 마치고 우리가 4일동안 머물 호텔로 향하였다.
중국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데 최소한 30여분 이상은 달려야 하는 것 같다. 버스는 한참을 달려 외곽이 화려한 빌딩에서 멈추어섰다.
"구화산장"이란 간판이 씌어 있는 곳에서 모두 각자의 짐을 챙겨 내렸다. 현지 가이드가 우리가 머물 호텔이라고 했다. 긴 여행에 모두들 약간은 지쳐 있었는지 빨리 객석에 가서 쉬고 싶은 모습이 간절한 듯하다. 각자가 머물 방들이 정해지고 각 팀별로 객실 열쇠가 쥐어졌다. 직원들은 각자가 맡은 어르신들의 방을 체크하고 어르신들에게 문여는 방법과 점등하는 방법등을 상세한 실험을 통해 가르쳐 주었다. 카드열쇠는 어르신들에게는 생소한 터라 자세히 가르쳐 드려야 했다. 이쪽 저쪽 어르신들을 챙기는 원장님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각자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고 챙겨온 짐들을 풀어놓고는 중국에서 맞는 첫날밤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