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할머니들의 백암온천 1박 2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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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할머니들의 백암온천 1박 2일 이야기

성산홍보실 0 5001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저희 어르신들이 으레히 봄이면 그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면서 "언제 가노? 언제 가노?" 하면서 빨리 집을 떠나 여행을 가자고 조르십니다. 아무리 그러셔도 3월달 행사계획에 날짜를 잡아놓았기 때문에 몇일 더 기다리시라면서 달래고 달래고 하다가 드디어 날짜가 되어서 저희들은 1박2일 코스로 대형버스 두대에 나눠타고 백암온천을 다녀왔습니다. 가는 길목마다 눈꽃이 떨어지고 하얀 눈이 온 것처럼 아름다운 봄의 정경은 정말 운치가 있었습니다. 봄꽃 축제라도 있는듯 색색가지로 표현되는 꽃들의 유혹은 자고있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감성도 건드려 놓습니다. 동해안의 바닷가를 구경삼아 길가의 벗꽃과 개나리의 향연에 노인들은 입을 다물지를 못합니다. 우리 시설 마당에도 쫙 널부러진 꽃이 왜 꼭 나가서 봐야지만 더 멋이있는지..... 나와서 보니까 개나리가 더 멋있다나요!^^ 포항을 지나 영덕을 지나 울진을 지날때쯤에는 갑자기 자기고향이라며 목에 힘이 들어가면서 마이크를 들고 외치는 싸나이가 있었으니~~ 성로원의 여직원들의 마스코트, 할머니들의 젊은 어빠 임재근씨가 울진땅이 다 자기꺼같이 으시대기를 시작합니다. 정말 으시시합니다.^^ 속이 약간 메스꺼려도 임선생님한테 그래도 잘보여야 됩니다. 오늘 자기 고향에 있는 시집안 간 누나가 할머니들한테 저녁한턱 쏠꺼구요. 백암온천 콘도 13개 잡아줄꺼구요. 목욕비까지 쫘~악 쏜다는 소문이 극비에 들어왔기때문입니다. 뜬소문인줄 알았던 그 소문이 사실임은 온천에 도착하면서 바로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그 누나와 매형될 사람이 미리 와서 사람좋은 웃음으로 반겨주는데다가 저녁도 빵빵하게 준비가 되있으니까 먼저 목욕부터 하시라면서 우리를 아주 특별한 사람 대접을 하는데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직원들이 입이 헬레레 해지면서 좋아서 어쩔줄을 모릅니다. 좋아! 결심했어! 목욕부터 하는거야! 하면서 방 배정후 우리 직원들은 일일 때밀이가 되어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목욕탕을 향하였지요. 우리 할머니들 욕심은 알아줘야 됩니다. 당신들의 등은 무슨 가죽 등가죽이나 되는듯이 이사람 저사람에게 밀어달라고 해서 민데 또밀고 민데 또 밀어서 살갗이 벗겨지는 대도 왠종일 밀어달라는 통에 우리 직원들 팔이 빠지는 줄 알았대요. 그리고는 잘차려좋은 식당에서 전어회를 비롯하여 문어와 함께 향토음식을 너무 정성껏 차려주시더니 제일 별미인 고등어국을 주시는데 생전 처음 먹어보는 국인데 정말 하나먹다 둘이 죽어도 모를 맛이 바로 그 맛입니다. 정말 끝내주게 맛있습니다. 누구든지 백암온천 가시는 분 계시면 들어가는 입구의 식당에 꼭 들려주시면 캄샤하겠습니다.^^ 식사후 콘도에 들어오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벌써부터 잘 자리부터 보시면서 너무 피곤하다면서 일찍 주무시고 싶다고 하더군요. 직원들은 자리를 다 봐드리고 직원들끼리 삼삼오오모여서 재미나게 놀고 있는 즈음에... 어디선가 황할머니의 괴성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놔라! 내 방 단기 147호로 갈꺼야!" 아니 아니 이게 무슨소리래요. 아하 그러고보니 약간 치매가 있던 할머니를 모시고 왔는데 장소가 바뀌니까 할머니가 정서가 불안해지면서 자기 방으로 갈꺼라면서 자꾸만 나오십니다. 이~크~~ 큰 일입니다. 예전에 전도사님으로 계셨던 분인데 저렇게 큰 소리를 치면서 흥분을 하시는데 일단은 진정을 시켜드려야 됩니다. 우리의 직원들은 할머니의 신앙심을 십분 발휘할 기회를 드리자고 하면서 할머니를 달랠 방법을 찾습니다. 직원 : 할머니! 시편 1편 외울줄 아세요?" 할머니 : 알지. 직원 : 그럼 한번만 외워주세요. 할머니 : 복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악인의 길은 망하리로다. 직원들 : 우와 잘외우신다 (박수 짝짝 쳐드리고) 직원 : 그럼 시편 23편도 외워주세요. 할머니 :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시로다........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직원들 : 너무 잘 외우네요 (박수) 직원들 : (이때다 싶어서) 할머니 여기는 여행온 거니까 집에는 내일 모셔다 드릴께요? 할머니 : 안돼 내 방은 단기 147호야. 나는 내 방으로 갈꺼야 직원들 : (먹혀들어가지를 않는다. 실망하며) 할머니 또 다른 성경구절 외워주세요. 할머니 : 뭐야 자매들이 나를 시험하나 ? 직원 : Z Z Z Z (결국 포기하고 옆에서 같이 졸다가 잠들어버렸습니다) 할머니를 맡은 직원들은 할머니가 어디를 나가실까봐 백암온천까지 가서 보초를 서고 집에 돌아올 동안 우리의 가장 요주의 인물이었던 할머니는 다음부터는 여행이 쪼금 곤란 할 듯합니다. 방마다 이방 저방에서 직원들이 윷놀이들을 하는데 윷놀이 하면서 이기는 사람들은 윷놀이에 지면 인생성적표에 기록이 되는줄 아는지 죽자 살자 이길려고 바득바득 대들고, 어거지쓰고, 집에서 연습무지해오고, 아유 그날 윷놀이 이긴 팀은 정말 성질이 독종이예요^^ 다음날 아침부터 방마다 부산합니다. 된장찌게를 끓이는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압력밥솥에 밥 끓는 소리도 정말로 아침을 즐겁게 합니다. 할머니들은 직원들과 함께 방마다 식사를 준비해서 맛있게 잡수시고 다시 짐을 챙기면서 버스에 오릅니다. 준비를 단단히 해준 직원들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정말 어디를 가나 뒤에서 숨은 일꾼들의 보이지 않는 수고덕분에 우리 어르신들은 행복하고 감사하답니다. 중간중간 바닷가에서도 사진찍고 재미난 추억만들기에 바빴답니다. 특히 장사해수욕장에서는 모래밭에서 직원들 뜀박질 릴레이가 있었는데 그때 정말 날렵하게들 뛰던 2호차 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어제 1호차 직원들한테 윷놀이에서 완패를 당하더니 뜀박질들은 잘하더군요.^^ 할머니들은 직원들의 장난에 재미있다면서 배를 잡고 웃으십니다. 한쪽에서는 영화한편 찍는다고 두 주인공이 물에 빠트리니 안되니 하면서 삼류영화를 찍는데 할머니들은 즐거워서 넘어갑니다. 어쨌든 봄맞이 여행을 무사히 다녀오면서 우리 할머니들은 정말 너무 기분이 좋답니다. "내년에도 내가 또 올 수 있을까?"가 언제나 이분들의 질문입니다. 물론 우리들은 "그럼요, 건강하셔서 내년에도 오실 수 있을꺼예요"하면서 말씀을 드리지만 정말 자신없는 말입니다. 연세가 높으셔서 언제 하늘나라에 가실 지 모르는 분들에게 어쩜 이번의 여행이 마지막일 가능성도 많으니까요. 끝으로 우리 어르신들에게 여러가지로 사랑을 베풀어주신 임선생님 누나와 매형될 분! 결혼해서 아주 행복하게 사시구요. 남에게 베푸는 걸 잘하시는 걸 보니 분명히 잘 사실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고맙습니다. 하나님의 위로와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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