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workshop?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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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17 00:00
성로원에 입사한지 만 4달이 채 안된 신입사원이 하늘같은 선배님들과 함께 먼 길 다녀온 이야기 한 자락 할 까 합니다.
"직원교육"이란 타이틀을 걸고 1박 2일간의 일정은 4월 14일 새벽에 성로원을 출발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스타렉스와 이스타나 2대의 차에 이른바 노장파와 떠오르는 젊은 피의 꽃다운 아가씨쌤들이 나눠타고 "출발! 광주로!"를 외치며 신나게 달렸지요. 내 나이 아직은 30대 노장파에 아직은 합류하기 싫어서 젊은 직원들이 있는 차에 갔건만 거기서도 은근 따가운 눈총이 내 뒷통수에 꽂히는 느낌을 무시하며 무조건 밖으로 눈을 돌리며 사색에 빠지기를 작정을 했습니다.
간간히 보이는 앞차의 정경은 이순쌤과 장화숙쌤의 장난어린 표정으로 이쌤의 얼굴이 망가진 채로 차창으로 비친 얼굴이 아주 엽기입니다.
드디어 광주에 입성하여 헤매던 중 친절한 police car의 도움으로 무사히 첫 목적지인 베데스다 요양원에 도착하였습니다. 새로 개원한 실버홈은 최신장비와 시스템으로 어르신들의 생활의 질을 한단계 높인 선진국형의 노인홈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고 단기보호센터의 거주 형태가 일반홈으로 가족과 같은 분위기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인상적이었고 위치적으로 도심과 농촌의 경계에 있어 자연을 늘 접할 수 있는 잇점을 가진 시설이었습니다.
시설 순회후 생각지도 않았던 융숭한 점심식사까지 대접받으며 지속적인 양시설의 교류를 약속하며 다음 목적지를 향하여 출발, 광주에서 좀 떨어진 장성이란 곳에 위치한 노인시설 "프란치스꼬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넓은 정원과 규모에 압도당해 시설 라운딩내내 감탄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위치적으로 농촌이지만 광주와 인접해 있어 풍부한 인적자원활용과 편리한 의료시설의 활용과 더불어 농촌지역 주민의 복지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시설이란 점이 특색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열린시설"이란 설립 취지에 맞게 시설 개방을 통한 지역주민과의 화합과 서로간의 자원활용을 통해 함께 하는 복지시설을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 시설에서 지향하는 지역연계사업에도 걸맞는 진취적인 시설의 대표적인 모델이 된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직접적인 노인케어의 실제가 궁금했는데 도톰하고 깔끔하게 바느질처리된 기저귀와 수건은 케어시 위생적이고 편리한 것 같았고 또한 개인의 질병이나 특성등을 고려한 식단의 차별화는 우리가 배워나가야 할 점 인 것 같았습니다. 곁들여 생활복지과장님의 아주 상세하고 심도있는 시설 소개 및 직원능력개발에 대한 브리핑은 길기는 했지만 우리 직원 모두를 감탄시켰고 그 분의 열의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두군데 시설을 탐방하고 나서 직원들 친목도모를 위해서 우리는 지리산 콘도를 도착해서 콘도방 4개를 빌려서 팀별로 여장을 풀고 민쌤의 감사한 저녁준비로 보글보글 지글지글 김치찌게와 삼겹살이 익어가는 저녁방상을 거하게 한상받아 먹고 나선 산책길. 아름다운 풍경과 밤 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들, 언덕위의 작은 교회, 잠시 모든걸 잊고 딴세상에 온듯한 착각속에 빠졌습니다. 조용히 예배드리고 감동되어 눈물 한방울을 흘리고 돌아왔죠.
숙소로 돌아오니 영수쌤의 한마디 "각자 필기도구를 지참해서 workshop준비"하세요. 하는 말에 아직 신입의 군기가 덜 빠진 순진한 나, 볼펜찾고 수첩찾고 "시설방문목적"목표, 시설비교기타 등등 머리속에 단어조합해가며 분주한데 막상 모이고 보니 "맘껏 자유시간을 누리도록 합시다!"하며 원장님 앞에서 약간의 어색한 음주의 잔과 음료수가 오고가더니 드디어 성로원 특유의 독특한 놀이문화 "윷놀이"와 "고스톱"이 각각 팀을 이루어 진행이 되고 윷판이 무르익을 때 쯤 잠시전 저녁식사 빵빵하게 하신 장간호쌤이 부른 배를 감당못해 잠시 풀어 놓은 바지 지퍼 위에 윗옷으로 살짝 가리고 조심하던 터에 윷판에 몰입이 된 나머지 함성을 지르시다 그만 아릿따운(?) 아랫배의 노출사건이 터지고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했는데 다행히 원장님은 보시지 못하셨다하는데 과연????
엽기 장점규쌤! 윷놀이 파한 후 고스톱 판에 관심을 보이시더니 급기야 참여선언. 장화숙쌤과 나, 우은주쌤과 더불어 게임에 합류. 그런데 이것이 무슨 조화속인지 고스톱이라고는 처음 치신다는 장간호쌤! 낭창도 하시게 "어머 우예치면데노?" "이건 먹어도 되나"하시면서 어리벙벙하는 것 같으면서 남 싸놓은 거 다 가져가고 "똑같은 거 석장들어 왔는데 우예면 되는데?"하시며 폭탄하고 약을 살살올려가면서 돈은 다 긁어가는데 30년고스톱 경력의 장화숙쌤을 완전히 무력하게 만들어 놓고 나역시 약간 자존심이 상하긴 했어도...
어리버리 했던 장쌤 홧팅!!!
다음날 아침 부지런한 아줌마쌤들의 아침준비에 눈을 비비고 일어나 어제 저녁의 리바이벌 된 메뉴로 대충 떼우고 개인적으로는 16년만의 지리산 산행에 올랐습니다. 비장한 각오로 모자에 선그라스 나름대로 갖추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우리의 장간호쌤에게 쨉도 안되더군요.
우선생에게 빌려쓴 모자에 스카프, 장갑까지 완전무장한 장간호쌤, 남들 다가는 정상은 포기하신 채 취사장앞 쉼터에 둘러 앉은 아줌마부대의 수다에 동참을 하면서 이런 저런 대화의 꽃을 피우던 중 나의 어르신 흉내내기 (해당 어르신에게는 진심으로 죄송) "암이다"한마리에 여총무님을 비롯한 직원들에게 한바탕 즐거움을 선사하고 잠시나마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영광을 맛보았습니다. 뿌듯!!
원장님의 철저한 직원사랑의 실천 덕분으로 밥 맛있게 하는 집을 물어물어 점심식사 한 상 떡 벌어지게 받고 무사히 귀경길에 올랐습니다. 차 안에서 내내 잠만자서 운전하신 총무님과 영수쌤께 죄송하구요 수고 많이 하셨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일정을 통해 실제 우리와 같은 시설을 방문하여 그곳의 일상생활이나 시스템을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했고 짧지만 알찬 이틀의 여정속에서 직원들과의 화합과 친목을 도모하는 계기가 되었고 나도 이제 성로원의 패밀리가 되었구나.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잘 다녀왔습니다.
아참 ! 끝으로 한마디, 직원여러분 저 이제 웃기는 밑천 다 떨어졌거든요. 자꾸 아무때나 시켜서 입장곤란하게 만들지 마세요. 특히 점잖으신 원장님 뵙기 민망하네요.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