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어르신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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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어르신 나.들.이

성산홍보실 0 5194
하루 하루가 다르게 녹음이 짙어지는 계절입니다. 그동안 저희 시설에선 많은 행사가 있었지만 부득이 하게 몸이 많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많은 제한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 분들을 위해 준비한 <장애인 나들이 행사>는 늘 방안에서 누워 계셔야만 하는 분들을 중심으로 나들이를 통해 이 아름다운 계절에 잠시나마 자연에 취해 볼 수 있도록 하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입니다. 언제나 그랬듯 우리의 행사를 축하해주듯 햇살이 넘치게 찰랑 찰랑 거리는 아침이 밝았고 청구 혜양원에서 빌려준 휠체어 어르신들을 위한 장애인 전용 차량에, 빨간 나들이 복과 예쁜 모자로 몸단장을 한 어르신들 한분 한분을 자동 승강기를 이용해 탑승시켰죠. 어르신들 안전벨트 채우고, 의자 사이 사이로 휠체어가 안 넘어 지도록 끈으로 묶고, 멀미약 이나 기저귀. 여분의 옷가지 등 물품이 안 빠졌나 확인하고.....아무튼, 다른 행사에 비해 여러 가지로 꼼꼼하게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지요. 하지만 익숙한 솜씨와 고도의 팀웍으로 준비완료! 그리고 1:1로 케어 해야 하기에 어르신들 숫자 만큼으로 배정한 직원들도 준비완료! 그래서 드디어 장애인 차량과 15인승 탑승 차량이 차례로 출발했답니다. 산길로 난 도로를 따라 달리면서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산과 들, 구석 구석에 흐드러지게 핀 봄꽃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우리 어르신들도 잠시나마 그 속에서 걸었던 청춘의 한낮을 추억해 보진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았답니다. 차안에서 봄풍경에 취해 있는 동안 어느 새 청도 운문사에 도착했습니다. 시원한 나무그늘에 자리를 잡고, 짐을 내리고, 어르신들을 휠체어에 태워서 하차시키고, 몇몇 직원들은 남아 짐을 정리하고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직원들이 한명 한명 휠체어를 밀고 운문사 안으로 산책을 했죠. 운문사 절은 평지로 되어 있어서 휠체어를 밀고 산책하기에 그만이었으며 마당 안에 피어난 예쁜 꽃나무 그늘과 시원한 생수, 옆으로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도 환상적 이었죠. 휠체어 어르신들 끼리 손잡고 사진도 찍고, 생수도 한모금 마시고 점심을 먹기 위해 돌아 왔습니다. 아, 준비된 점심을 보는 순간 그 화려함에 우린 또 다시 아찔하고 말았죠. 소문난 잔치엔 먹을게 없다? 이 속담을 정말이지 무색하게 하는 화려한 식단, <콩을 넣어 만든 찰밥, 시래기 된장국, 쇠고기 불고기, 젖갈, 양념두부조림, 계란말이, 소세지, 명태포무침, 깻잎, 명란젓무침, 김치, 참나물 무침> 아니, 누가 이런 식단을 보고 야외용이라고 믿을까요? 잘 나가는 뷔페 식단이지.. 그리고 그 뿐이면 제가 말을 안 하죠. 후식용으로 준비한 식혜, 방울토마토와 바나나, 그리고 간식용 으로 준비한 치킨과 콜라, 삶은 계란, 과자... 왠 여행기(旅行記)에 음식 타령 이냐구요? ㅎㅎ 한국인의 특성상 <먹는게 남는기다!><잘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 <금강산도 식후경 이다!> 이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일단 화려한 메뉴로 배를 불리고 나무 그늘에 모여 앉아, 의상까지 맞추어 입은 신규직원들의 재롱과 정만조 할머니의 노래 자랑과 입담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했죠. 나물을 뜯어 가서 반찬을 해먹어야 한다고 우기는 기봉 할머니의 종횡무진 활약상이 있긴 했지만 비교적 순탄하고 즐거운 나들이 였습니다.(작년의 대사건(?)에 비하면......궁금하시면 홈피의 작년의 성산일기 참조!) 게다가 인심좋은 김정수 할아버지가 아이스크림 사먹으라고 거금(巨金) 2만원을 쾌척하는 바람에 휴게실에서 아이스크림 파티 까지...아..정말 어제 우리의 장애인 나들이 행사가남긴 교훈은 이렇습니다. <소문난 잔치엔 먹을 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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