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뭐다냐/송편이냐? 만두냐?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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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3 00:00
추석이 가까워옵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모든 것이 풍성한 결실의 계절에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이 다가옵니다. 우리 시설에도 간간히 방문을 해 주시는 분들이 있지만 예전에 비해 참으로 많이 방문객이 줄었습니다.
경제가 어렵고 살기가 어려우니 어려운 이웃을 챙길 만한 여유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웬지 모르게 쓸쓸해 하시는 우리 어르신들과 지역에서 날마다 우리시설을 찾아오셔서 프로그램에 참석하시는 지역어르신들을 위해 오늘 우리 시설에서 "한가위 송편빚기"가 있었습니다.
송편을 빚을 수 있도록 쌀을 갈아서 반죽을 해 놓고 속에 들어갈 깨와 팥과 콩가루를 완벽하게 준비를 한 다음에 팀을 이뤄서 송편을 만들기를 시작합니다. 각 도의 특성에 따라서 송편을 빚으시는 데 송편 모양이 가지각색 입니다.
어떤 분들은 개떡찌기 대회에 오신 것 처럼 모양을 요상시럽게 만드시는 분들도 계시고 어떤 분들은 만두 만들기 대회의 주전으로 뛰시는 분들도 계시고 어떤 분들은 동그랑땡을 부치러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또 어떤 분들은 손으로 찍어 눌르기 대회를 하러 오신 분들도 계시고 오~우 정말 놀랐습니다. 아니 우리 예전의 어머니들의 솜씨가 겨우 요 정도란 말입니까?
예전에 소싯쩍에 우리 어머니들이 만들던 송편은 정말 보암직도하고 먹음직도 하여서 송편을 잘 빚으면 예쁜 딸을 난다면서 정성껏 빚던 생각이 났는데 아니 세월이 이렇게 "송편빚기대회"를 "전국 만두만들기 대회"로 바꾸어 놓았단 말입니껴?
"오호 애재라~~ 오호 통재라~~~"
그래도 송편을 만들자 마자 우리 주방의 대빵들이 솔잎을 넣어서 쪄내기를 시작하자 다른 직원들은 감주 한 사발에 나박김치 한 대접씩을 퍼나르면서 할머니들이 만든 송편을 잡술 수 있도록 준비들을 합니다.
거기에 맞춰 음악이 나옵니다. 캬~음악만 나왔다하면 자동으로 삼천만의 관광춤이 이어집니다. 지역에서 쫌 논다, 쫌 놀아봤다 하는 할머니들이 서로 흔들면서 음악에 취하고 춤에 취하면서 성로원은 또다시 시끌벅적하며 잔치분위기가 이어집니다.
원래는 한가위 송편빚기 대회였지만 끝날때는 진천골 한 춤 하는 어른들의 무도회장이 되어 버렸던 오늘. 그러나 정말 즐거웠고 재미있었고 배도 많이 불렀던 하루입니다. 잊혀졌던 "한가위 송편빚기대회"를 너무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너도 나도 잠깐이지만 송편을 만들면서 행복했다면 오늘 행사도 결국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할머니들!
오늘 정말 덕분에 즐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