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게?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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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13 00:00
내가 누구게?
나, 성산복지재단 방기사야!(야인시대의 시라소니 목소리)
나는 말이지 출근시간이 밤11시야. 그때부터 나의 일이 시작되지.
만약말이지 그때, 딱 그 시간에 내가 소리소문도 없이 출근할 당시에 말이지 당직 직원들이 혹시라도 졸던가 자던가 자리에 없던가 했다가는 딱 나한테 찍히지!
자지 않고 당직을 잘 서고 있을때는 말이지 내가 기냥 있는 승질이 아닌거 알쥐? 그래서 얼음빨라고 아스크림 사다주고 빵사다 주고 줄거 안줄거 다 주지만 말이야 혹시라고 졸던가 잤다가는 내 인상 알쥐?
나의 입에서 좋은 말 덜나가는 것도 알쥐? (그날은 뜨신 물 안나와!)
내가 딱히 그것만보자고 그 시간에 나가는 건 아니야. 나는 말이지 야행성 기질이 있어서 그 시간에 나의 일을 시작을 해서 남들이 쿨쿨 잠들었을때 혼자서 사부작 사부작거리며 10사람일도 후딱 해치우는 것 모르는 사람은 몰라두 알사람은 다 알쥐?
뭐, 자랑일랄 것은 없고 내가 성산복지재단에 와서 그동안 해 놓은 것은 별로 없어. 뭐랄까 가장 기본적으로 시설 방 도배 몇개 안되는 방 100개 정도를 두어번 도배했고 평수 별로 넓지 않은 건물 내부 1000 여평을 뽀다구나게 도색 했고 간호실 과 물리치료실 휴게실 식당등 부대시설등을 몇개 정도 새롭게 확 뜯어 고쳤고 마당에 분수대와 시골 토종집처럼 장독대 근사하게 고치는 걸 그냥 밥 먹듯이 한 것 밖에는 없어.
또 뭐랄까? 그렇지 노인들이 하도 개와 닭을 좋아해서 내 고향 현풍에가서 똥개를 얻어와 살이 토실토실하게 키워서 복날 보신탕용으로 잡고 개 싫은 분들을 위해서는 닭잡아서 삼계탕 끓이라고 닭털 뽑아주고....토요일에는 현풍 냇가에 가서 시원하게 놀면서 미꾸라지와 가물치를 잡아다가 추어탕 끓이라고 잡아준 일 좀 했고 요즘은 족보 있는 개좀 키우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달마시안하고 포인터 종을 키우는데 성로원엔 개가 13마리 밖에 없어.
또 계속 자랑이라고 할 것은 없지만 환경미화, 그래 환경미화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을 해서 예전에 고향마을에서 쓰던 고물딱지라고 버리려고 하던 걸 줏어오고 얻어오고 해서 우리 시설 사무실입구에 골똥품 전시회 비숫한 걸 만들어 놨더니 오고 가는 사람들 볼거리 있다고 좋아하고 뭐라나 치매걸린 할머니들한테 회상요법으로 좋다나 뭐라나 하면서 되게들 좋아하더군.
그냥 그정도 일을 쉬지 않고 하는 것 밖에는 없어. 그러니까 요즘은 도색하는 걸로 시간을 보내는데 낮에는 사람들이 하도 많이 다니니까 일이 안돼. 그래서 밤 11시에 와서 7시까지 도색하고 아침밥 먹고 그다음부터 소각을 하던지 화장실을 고치던지 어쨌뜬 쉴 틈없이 일을 해.
내 승질은 일이 없으면 안돼. 대신에 내가 일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도 일을 해야지 놀고 있는 꼴은 정말 못보겠어. 더군다나 지하층 부근에 있는 사람들하고는 코드가 안맞아서 승질을 가끔 내지. 그러나 난 단순해서 자기들이 가끔가다 국수한그릇만 비벼줘도 내마음은 확 바껴. 어쩌다 코드가 안맞는 몇몇 직원들한테 눈총을 받기는 해도 나는 일이 좋아서 하는 사람이야. 사람들은 나한테 기술이 참 많다고 그래. 그 좋은 기술을 다 성산복지재단에서 활용을 한다고 말하기는 하지.
어쨌든 내가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에는 열심히 일을 할 참이야. 혹시 내가 이말을 해서 아니꼬운 사람들 있어? 내 인상보고 손 한번 들어봐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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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어떤 이가 손을 확 들더니 "저, 저, 저기 그럼 코드가 몇번인가요?"
"엉! 코트? 난 겨울에 입는 깜장색 코트밖에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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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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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가물치 두어마리에 넘어가서 이렇게 방씨 아저씨의 이야기를 온 동네방네 떠들면서 드뎌 본색을 드러내고 보따리 풀어 본격적으로 치켜세운다고 생각하시는 님,혹시 계시더란 말입니껴?
아니옵니다,진정 그건 아니옵니다.
방기사님이 여름 휴가도 안가고 땀을 흘리면서 열심히 일하는게 너무 보기 좋아서 여기-내가 유일하게 침 튀기면서까지 씨부릴 수 있는 場-에다 옮겨 봤슴돠. 통촉하여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