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로원 어르신들의 모꼬지(멤버쉽 트레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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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로원 어르신들의 모꼬지(멤버쉽 트레이닝)

성산홍보실 0 5011
노인들이 웬 모꼬지? 중고등학생들은 수학여행간다고, 대학생들은 엠티간다고, 아줌마들은 관광간다고 허파에 바람이 잔뜩 들어가는 4월입니다. 우리 어르신들도 가족들과 친구들과 산으로 들로 다니던 기억이 새록새록해집니다. 때는 이때다. 자 우리도 엠티를 가자! 어디로? 문경세재를 넘어 수안보에서 온천욕을 하고 단양팔경을 돌아 영주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인지 배불뚝인지를 보고 오자구요! 이렇게 해서 어르신들이 주무실 콘도를 예약하고 같이 요리해서 잡수실 부식도 준비하여 모꼬지를 떠납니다. 언제? 4월 23일 화요일! 가뭄에 끝에 단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아침이었습니다. 전날까지만 모꼬지를 가실 어르신들이 30여분이었는데, 할아버지 한분은 비가오면 엄살병이 생겨서 빠지고, 간밤에 감기몸살이 난 할머니 두 분이 빠져 어르신 27명이 우산을 받쳐들고 관광버스를 기다리고 섰습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배분지원사업인 "우리는 한가족"(모르는 분들은 간첩되기 전에 자료도우미를 열어보시라) 프로그램에 동참하신 자원봉사가족을 합쳐 총 40명이 나들이 길에 올랐습니다. 문경세재를 향해 가는 길에 휴게소에서 비를 피하며 전 직원들이 꼭두새벽부터 정성스레 준비해 준 김밥을 맛있게 먹고, 입가심으로 통닭도 한 마리 뜯고나니 하늘이 게입니다. 화창한 날씨 속에 문경에 있는 석탄박물관을 구경하였습니다. 할아버지 한 분은 젊은 시절 탄광촌에서 일하신 경험담을 들려주시며 가난했던 지난날에 눈시울을 적십니다. 콘도가 어떻게 생겼냐? 할머니들은 콘도가 뭔지 정말 궁금하신 모양샙니다. 수안보 온천에 한화리조트에 도착해서 방을 들여다 보니 할머니들은 호텔이구만 하십니다. 수안보까지 왔으니 온천욕이나 즐기자.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은 온천욕도 공짜랍니다. 돈벌었구나! 웬걸 싼게 비지떡! 콧구멍만한 욕탕에 옹기종기 앉으니 어르신들 알몸감상도 해볼만 하더라구요^^ 충청도 산채비빔밥으로 저녁을 먹고 인심후한 주인장이 공짜로 준 두부며 콩비지를 한 봉지씩 들고 콘도로 돌아와 곤한 잠자리에 듭니다. 야간에 있음직한 음주가무는 상상에 맡기리~~ 둘쨋 날은 꼭두새벽부터 분주합니다. 오랜만에 요리를 해보시는 할머니들은 신이 나서 익숙한 솜씨로 된장찌개를 맛있게 끓이시고 갖가지 밑반찬을 먹음직스럽게 펼쳐 놓습니다. 할아버지들도 서툴지만 밥도 퍼시고 수저도 준비합니다. 어르신들은 저마다 사먹는 음식보다 백배나 맛있다며 흡족해 하셨습니다. 혹시 빠뜨린 틀니는 없는지 꼼꼼히 짐을 꾸리고 단양팔경 구경길에 오릅니다. 충주호에서 유람선을 갈아타고 구담봉이며 옥녀봉, (생각도 안난다....) 여하튼 단양팔경 중 예닐곱 곳을 돌아봅니다. 원래 제사보다 제삿밥에 관심이 더 가는 법! 유람선 안에서 벌이는 춤판은 더 짜릿하고 흥겹더라구요! 단양을 넘어 영주부석사에 도착하니 어르신들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10여분만이 말로만 듣던 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보고 산사의 절경을 감상했습니다. 모꼬지는 팀원들간의 친목과 우의를 돈독히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365일을 한솥밥을 먹으면서도 어르신들은 서로에 대하여 잘 모르고 지냈습니다. 이번 모꼬지 여행을 통하여 서로를 친구로, 노후의 동반자로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모꼬지를 함께 해준 자원봉사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여름 피서에도 함께 동참해 주실 것을 다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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