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이야! 멍군이다!
성산홍보실
0
4924
2002.10.20 00:00
10월은 경로의 달입니다. 10월 2일 노인의 날을 시작으로 마을마다, 구마다, 시 전체에서 노인들을 위한 갖가지 행사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인들은 행복한 가을을 보내시고, 노인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노인들의 기쁨을 곧 자신의 보람으로 여기며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이즈음, 우리 시설에서도 매년 개최하는 특별한 행사가 있습니다. 바로 「지역어르신 초청 민속장기대회」입니다. 올해로 네 번째 맞는 대회인지라 장기 좀 둔다는 어르신들은 홍보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문의를 해 오십니다. 장기대회는 달서구뿐만 아니라 대구시 전체 노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홍보활동과 참가자모집이 쉽지 않습니다. 10월 4일 대구시종합복지회관에서 치루어진 장기대회에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달성공원, 두류공원, 대구시노인복지회관, 서구어르신한마당, 지역 복지관 및 경로당 등을 두루 다니며 2주간의 홍보활동을 펼쳤습니다. 이렇게 해서 80여명의 어르신이 참가신청을 하셨습니다. 홍보활동을 다니면서 지난 대회에 참석한 어르신들 중에 건강이 나빠져 거동을 못한다거나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기도 합니다.
10월 18일, 대회당일은 아침부터 분주합니다. 아침 일찍 오신 어르신들을 위해 따끄한 생강차도 내어 놓고, 혹 길을 모를까 역까지 안내도 나가고, 손님들을 위한 음식도 준비하고 대회장도 정리합니다.
새마을부녀회, 경북과학대 학생들, 미래대 학생들, 112 경찰청 봉사대 등 자원봉사자들이 속속 집결하고, 월배농악 팀의 풍물 소리가 진천동을 잔치집으로 만들 즈음 개회식을 위해 황대현 달서구청장님을 비롯한 도영환 달서구 의회 의장님, 최성기 달서구 의회 운영위원장님이 도착하시고 개회식이 거행됩니다.
선수로 참가하신 60명의 어르신들은 두 개조로 나뉘어 예선전을 치루었습니다. 아깝게 1차 예선에 탈락하신 어르신들 중 제비뽑기를 해서 3명이 본선에 진출하는 행운을 잡았습니다. 지난 해보다 출전선수들이 다소 줄긴 하였습니다만, 참가자들의 수준은 훨씬 높아져 우리 대회가 명실공히 어르신 장기왕을 가리는 수준 높은 대회로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낍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식당은 발디딜 틈이 없습니다.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할머니들은 식사 한끼과 오후에 있을 행운권 추첨에 사활(?)을 건 듯합니다. 우리 시설에서 하는 행사가 어르신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정성스러운 음식과 행운 선물 때문이라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 빼고 다 압니다.
16강에 진출한 어르신들의 면면을 보니 신흥 강호들의 강세가 두드러져 보입니다. 지난 대회 4강에 들었던 분들이 모두 탈락하는 이변이 생겼습니다. 이변을 연출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시설 어르신들로 이번 대회에도 어김없이 모두 탈락하셨습니다(오 주여!).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처음으로 본 대회에 참가하신 어르신 중에 우승할 만한 실력을 갖춘 분이 여럿 계셨으나 대진운이 좋지 못하여 구강호들과 대결하여 탈락하는 경우였습니다. (공들여 스카웃 했는데....쩝.)
4강은 2회 대회 준우승자이신 대한노인회 소속 남방우 어르신 vs 남구 봉덕동 배이종 어르신, 달성공원 대표 이상욱 어르신 vs 대한노인회 소속 이상택 어르신의 대결로 압축되었습니다. 이쯤 되면 누가 결승에 진출할 지 감이 잡힙니다. 예선전에서 어떤 사람을 누르고 올라왔는지, 말을 옮기는 스타일, 장기 판에서의 자세, 그리고 주위 분들의 예측을 종합한 결과 남방우 어르신과 이상택 어르신이 결선에 올라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예상대로 결승에서 만난 두 분의 대결은 의외로 싱겁게 끝나버렸습니다. 원래 같은 팀 소속끼리 붙는다는 게 다 그렇고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결승전 분위기는 남방우 어르신이 연장자이신 이상택 어르신에게 양보하시는 듯했습니다. 아뭏던 본 대회에서 두 번이나 준우승 하신 남방우 어르신의 도전은 다음 대회에도 계속 될 것 같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행운권 추첨이 시작되자 대회장은 할머니들로 꽉 찼습니다. 행운선물에 대회 할머니들의 집착은 알아줘야 합니다.
이번 대회에는 8강에 진출하신 네분에게 상금 각 2만원이 주어졌고, 준결승에 진출한 두 사람에게는 각 5만원, 준우승자에게는 10만원, 우승자에게는 20만원의 상금과 상장이 주어졌습니다.
내년 대회에 대한 결의와 감사의 인사를 남기시고 어르신들은 돌아가셨습니다. 참가하신 어르신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자원봉사활동을 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어르신들의 욕구에 맞는 보다 알찬 행사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