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것보단 주는 것이 더 즐거워...
성산홍보실
0
4738
2001.12.29 00:00
어제였슴다. 겨울날씨답지 않게 오후 햇살이 따스했슴다. 그런데 마당앞 봉고차 옆에는 주위보다 더 환한 햇살이 비추고 있었슴다. 자세히 보니 우리 직원 서너명과 할머니 할아버지 두분이 입가에 미소를 그득 머금고 있었음다. 그들의 머리 위엔 둥글고 하얀 광채가 빛나고 있었슴다. 그렇슴다. 바로 그들은 우리 마을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조직된 천사방문단이었슴다.
몇해전부터 우리 재단에서는 지역주민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우리도 불우한 이웃들에게 베풀자는 뜻에서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성금모금을 시작하였습니다. 12월이면 우리 어르신들은 한푼 두푼 모은 돈을 봉투에 담아놓고 언제 갈거냐고 날마다 물어보십니다.
우리 어르신들은 당신들께서 누구보다 힘들고 어려운 생활을 하셨기에 누구보다 불우한 가정의 살림살이를 잘 아십니다. 어르신들의 쌈짓돈과 직원들의 성금을 합하니 거금 육십만원이 모였습니다.
우리가 방문한 첫번째 가정은 50대후반의 장애인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육십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나옴직한 단칸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그나마 지금은 살려는 사람이 없어 빈방들이 많았습니다. 가장을 만난 건 집앞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 앞이었습니다. 부인은 생계를 위해 장애의 몸으로 식당에 나가 허드렛일을 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가장의 눈가에 맺히는 눈물을 차마 볼 수 없어 얼른 자리를 떴습니다.
두번째 가정은 가장이 노점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부인은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기름값이 아까워 보일러를 아예 꺼놓고 지낸다고 했습니다. 아주머니는 손님을 그런 냉방에 모시는 걸 대단히 미안해 하며,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라며 우리의 성의를 마다하는 착한 심성을 가졌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고등학생인 두 딸을 키우며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더우기 아주머니는 딸과 함께 고아원을 방문하여 자원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계셨습니다. 우리를 정말 흐뭇하게 하는 가족이었습니다. 타인을 돕는 행위는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일종의 의식같은 건 아닐까요?
세번째 가정은 60대의 노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편안히 여생을 보내야 할 연세에 아직 생계를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지체장애를 가진 할머니는 마당으로 뛰어나오다시피 하여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고 힘든 걸음으로 길가에 까지 나와 몇번이고 감사의 인사를 건네며 우리들의 건강과 행운을 빌어주셨습니다.
받는 데 익숙해지기 쉬운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베품이 주는 행복을 느끼고, 우리를 도와주는 이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