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니찌와???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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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29 00:00
"일본의 집들이 게딱지 같다." "꼭 성냥갑 같다."라며 작은 집들에 대해 조금은 의구심을 가진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여자들의 화장끼 없는 얼굴에 너무 수수함이 지나쳐 좀 촌스럽다는 생각을 하며 우리나라 여자들보다 별로 안 이쁘다라는 생각을 한 것도 사실이구요.
그러나 우리나라보다 복지수준이 30년이나 앞선 일본의 노인복지시설에 갖춰진 시설 장비와 여러모로 잘 짜여진 수납공간이나 화장실의 청결함과 환경적인 편리함을 보면서 부터 우리들은 훔찔하기 시작했습니다.
와상환자가 대부분인 노인시설인데 그들은 한사람 한사람 배변시간표에 따라 휠체어에 태워 화장실 이용을 유도하고 화장실에서의 배변개호가 너무 정성껏 이루어짐에서 부터 우리들의 마음이 변하기 시작을 했습니다. 남자 helper가 여자 노인의 배변 개호를 열심히하는 것이나 여자 helper가 남자 노인의 배변 개호를 장갑도 끼지 않고 정성껏 개호하는 모습과 privacy를 존중해서 커튼을 드리우고 1:1 개호를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 같으면 대소변을 기저귀에 싸면 치워드리는 것이 예사인데 이곳은 잔존기능이 남아있는 한은 어쨌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철저하게 보조역할을 하고 그나마도 건강상태로 인해 안되는 경우에는 정성을 다해 개호에 임하는 모습....(느낌이 많이 왔습니다)
그리곤 식사시간이 되어가자 일일이 얼굴을 씻기고 손을 깨끗이 씻긴 다음 모두다 식당으로 이동을 합니다. 그러니까 침식이 분리가 되는 거죠. 아프다는 이유로 누웠던 침상에서 식사를 하는것이 아닌 누구든지 휠체어로 이동을 시켜서 식당에서 식사를 합니다.
식사면 그냥 식사냐? 아닙니다. 건강정도에 따라 식사메뉴가 다 다르고 쟁반 위에 올려진 개인 이름이 적혀있는 식사들을 가져다가 갖다드리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식사를 앞에 두고 주무시는 분, 잡숫기가 싫은지 계속 쳐다만 보고 안드시는 분등 여러가지 행동들이 보입니다.
우리 같으면 주방에 그릇내 줘야 된다는 핑계(?)로 빨리 잡수시라고 독촉을 하거나 빨리 먹여드릴려고 옆에 앉아서 재촉을 할 법도 한데.
이게 웬일! 그대로 둡니다. 그분의 욕구대로 하도록 그대로 두고 식사를 시작한 분에 대해서는 푹 고아진 음식을 더 으깨서 소화가 잘 되도록 돕고 그런 다음에 아까 식사를 안하셨던 분들에게 웃으면서 천천히 식사개호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식사 시간이 2시간이 훌쩍 넘어갑니다. 우리같으면 속에서 천불이 날 정도로 늦은 속도로 잡수셔도 절대로 서두르거나 재촉하는 법이 없이 그분들을 이해하고 그분들의 사고를 존중하며 client중심의 개호가 이루어집니다.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는 열심히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일본시설의 직원들의 헌신적이고 프로의식을 가지고 client를 대하는 모습에서 감동이 오더군요. 정말 낯하나 찡그리지 않고 항상 웃으면서 노인들을 대하는 모습과 한사람 한사람을 존중하는 태도가 너무 인상적이었으며 이렇게 존중받는 노후라면 늙어도 덜 서럽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항상 교수님들이 외치는 소리가 client 중심의 service가 이루어져야 된다고 하더니 아하~~바로 이런 것이 client 중심의 service라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방정부의 지원이나 개호보험이 이루어지고 있는 선진시설이기에 경제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지니까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마음가짐이야 돈 안들이고도 우리가 배우고 고칠 수 있다라는 생각도 하게 되더군요.
그렇다고 다 우리보다도 뭐든지 월등히 낫다라는 생각은 아닙니다. 적은 인원에 과다한 업무로 고생하면서도 많은 프로그램을 창안해 내고 노인들의 삶의 질(quality of life)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는 부분은 어쩌면 우리가 더 앞서가는 점도 많았습니다.
어쨌든 일본에서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여러가지 보고 느낀 점이 많이 있습니다. 한번 더 일기에 일본이야기가 쓰여질 것 같군요.
오늘은 좀 젊잖은 분위기로 끝내겠습니다. 히히히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