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익은 가을의 유혹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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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1.03 00:00
우리가 사는 성로원의 담쟁이가 너무 이쁘게 물들어갑니다. 마당의 은행잎과 플라타너스의 잎도 가을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며 물듭니다. 누구나 시인이 되고 싶고 단풍든 자연을 사진에라도 남기고 싶을만큼 농익은 가을은 우리를 유혹합니다.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어제는 시설의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경남 함양의 용추계곡에 단풍구경을 다녀 왔습니다. 아침부터 준비를 끝내고 나오신 어르신들을 대형버스에 태우고 모처럼 직원들도 어울려 88고속도로를 쌩쌩 달립니다. 소풍가는 어린아이들처럼 즐겁게 룰루랄라하며 준비해간 간식들을 드시고 연방 감탄사가 이어집니다.
시골집 담옆의 감나무의 감이 주렁주렁 달린것을 보시고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고 하시고 나즈막한 산자락을 돌아서면 마을 어귀 신작로변 논에는 낫질로 베어 쌓은 볏단들 모습이며,길가에 펴놓고 나락을 말리는 촌부의 모습도 예사로 보이지가 않으신가 봅니다.
얼마나 아름답던지 정말이지 흐르는 계곡의 물과 빨갛게 물든 나무들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을 정도로 모두다 탄성이 이어집니다.그러나 저 단풍이 떨어지면 어느듯 나목들의 춥고 외로운 겨울이 시작되겠죠.
맛있는 성산표 신토불이 정식으로 점심식사를 마친 후에 삼삼오오 아름다운 단풍을 풍경삼아 사진들을 찍고 노란들국화를 꺽어 머리에 꽂으며 가을을 느끼는 추녀와 이름모를 들꽃을 꺽어 자기가 흠모하던 사람에게 쑥 내밀어 주던 추남도 이런 날은 꼭 한사람씩 있게 마련입니다.^^
그저 자연과 더불어 단풍이 물든 곳에 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이 되고 감동이 되는 날입니다. 특히나 직원중에 허은숙씨와 서회자씨는 서로 설익은 시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여린 감성을 그대로 드러내놓으며 가을의 시인이 됩니다. 옆에서 듣는 이들은 배들을 잡고 웃는데 왜???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며 단풍여행에 참가한 어르신들도 물들은 가을의 정취에 눈부셔하며 하루의 일정을 현풍할매곰탕으로 따뜻이 배불리며 마쳤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