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 예! 감포가 또 우리를 부른다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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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5.29 00:00
쨘짜라 잔~~
드디어 오늘 우리는 휠체어 나들이를 감포로 갔다왔습니다. 무슨 나들이를 뻑하면 감포로 간다냐 하면서 의아해 하는 분들도 있지만 언제나 우리를 반기는 "감포"에게 작년에 먁속을 하고 왔걸랑요. 내년에는 꼭 휠체어를 탄 장애 어르신들에게 감포바닷가를 구경시켜드린다고... 그동안 감포야 변하지 말고 잘있거라 하면서 칭찬을 무지하게 해주고 오니까 정말로 감포가 변하지 않고 그자리에 그 모습 그대로 우리를 반기는 것이었습니다.
4월달에 제주도에 갔다 오신 어르신들은 제외를 하고 직원들도 최소한의 인원만 남기고 새로 들어온 직원들과 도우미로 일을 해주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청구혜양원의 장애인 차량 1대와 문화관광버스 1대를 대절하여 우리는 뒤도 안돌아보고 미련없이 떠났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관계로 늘 집에만 계시고 나들이 여행에는 소외를 당했던 많은 어르신들이 오늘만큼은 주인공이 되어서 위풍당당하게 어깨 쫙쫙펴고 목소리에 힘을 주며 저번에 제주도에 갔다오신 분들에게 은근히 약도 좀 올리는 듯 싶었습니다.
차는 출발되었고 간식 보따리를 풀러가며 먹고 웃으며 바깥 풍경에 넋이 나갈때쯤 우리의 푸르디 푸른 감포바닷가가 어느듯 눈앞에 아른거리며 우리를 반깁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어쨌든 배에서 꼬르륵 소리는 나고 포항으로 시집을 간 여직원에게 미리 부탁을 하여 준비를 시킨 맛있는 "회"가 회를 동하니 일단은 배를 채우는 일에 급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두상자나 되는 회를 78명의 인원이 게눈감추듯 먹어치우고 우리가 준비해간 성산표 정식 도시락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점심시간이 끝이났습니다.
자~이제 바닷가에 가서 추억 만드는 일만 남은 시간.
전체가 모여 사진한방 찍고 휠체어를 탄 어르신들은 업고 안아서 바닷가 바로 앞에다 모셨습니다. 정말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이때 짓굿은 직원이 눈이 안보이는 이기학 할아버지를 모시고 가서 "할아버지 바다가 참 아름답지요?"하며 물으니 할아버지는 "히히 몰라 안보여" "가서 물을 만져봐야 알겠어"하는게 아닙니까? 그래서 바로 밑으로 모시고 가서 파도가 치는 바닷물을 만져볼 수 있도록 하니 할아버지는 정말로 어린아이 같이 좋아하시고 감격해 하십니다.
그래요. 요기까지는 정말로 좋았습니다. 정말로 좋구 말구요.
한참을 끼리 끼리 모여서 놀고 즐기고 있는데 직원들끼리 사진을 찍자고 제의가 들어오더군요. 또 사진 찍는거라면 무지하게 좋아하는 직원들이 입에 한껏 미소를 지으며 "와이키키"하는 순간 갑자기 남자 직원들이 몰려와서 바닷가에 풍덩 풍덩 빠트리기 시작을 하는데 근수가 제일 많이 나가는 사람들부터 빠트리기 시작을 하대요. 그중에 내가 몇번째였다는 것은 절대로 말 못하지요. 하이고 조금전까지만 해도 입에 함바가지 미소를 머금던 날렵한 사람들은 의리도 없이 죄다 도망들을 가는데 아마 모두 100 미터 달리기 선수들 같았습니다.
날렵한 여자직원들이 다 도망을 가자 남겨진 남자 직원들의 군상들 좀 보소. 갑자기 자기들끼리 하나씩 물에 빠트리기를 하더니 이제는 내편도 네편도 없이 모두다 물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며 난리 부르스를 치더구만요. 어쨌든 나들이를 가신 어르신들은 배꼽을 잡고 웃고 특히나 머리를 빡빡으로 밀은 방철혁씨가 물에 빠졌다가 올라오는 모습이 꼭 문어가 올라오는 듯한 모습이어서 더 웃고 뒤로 자빠졌다는거 아닙니까?
일단은 바닷가에서의 추억만들기는 이 정도로 끝을 내고 "내년에도 구룡포에 가는 길에 잠깐이나마 또 오마"하며 감포에게 약속을 해주고는 우리들은 관광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자~ 관광버스에 타면 우리가 그냥 얌전히 밖만 쳐다보면서 올 성질들입니까? 바로 디스코 메들리가 시작되고 우리의 기쁨조들은 버스를 타고 양로원에 도착할 때까지 절대로 자리에도 앉지않고 흔들며 젊음을 불싸르고 왔다는 이야깁니다.
양로원에 도착하여 어르신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오늘 즐거우셨나요?"
그러자 이구동성으로 하시는 말씀이 "아이구 회도 맛이 있게 먹고 너무 재미있게 놀았어. 한달에 한번씩 좀 데리고 갔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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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어쨌든 늘 시설 안에서만 생활하시다가 모처럼 바닷바람을 쐬고 오신 장애 어르신들은 너무 즐거워하시며 또다시 내년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달랬던 날 바로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