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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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여자

성산홍보실 0 6442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대구의 여름은 웡캉 유명한 더위인것을 모르는 사람 빼놓고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요즘 우리 시설의 중환자실인 상록실에는 동화 구연대회에 참석할뻔 했던 어여쁜 최미진씨가 직원으로 채용이 된 후 언제나 낭낭한 목소리로 할머니들에게 동화책을 읽어드립니다. 오전에 바쁜 시간을 빼놓고는 언제나 할머니들의 침대옆에 앉아서 동화책을 읽어주는 여자, 생긴것 같지 않게 애교도 많고 정도 많은 여자가 늘 교훈적인 동화책을 실감나게 읽어드리면 할머니들은 재미있어하시기도 하고 책 속에 몰입이 되어서 시간 가는 줄을 모릅니다. "부지런한 산토끼" "내 꿀떡이 더 작아" "어머니의 사랑"등을 읽어드리면 더 큰 소리로 읽으라고 재촉도 하고 어제 읽은 책을 또 한번 읽어달라고 조르는 진영순할머니의 모습도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줍니다. 일을 하느라고 책을 읽어줄 직원이 없을 때는 김두임할머니는 혼자서 동화책을 뒤적이면서 나도 공부할란다. 공부해서 대학교갈란다. 하면서 우리를 웃기곤 합니다. 그러면 "이제서 동화책 읽는 할머니가 언제 공부해서 대학교 갈랍니까?"하며 놀리기도 하며 하루하루의 일상적인 시간들을 보냅니다. 신출내기 직원들은 처음 입사했을 때는 노인복지시설의 노인들의 특성도 모르고 노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어려움도 많았지만 몇달이 지난 지금은 엄마같고 할머니같다면서 프로그램 시간외에는 늘 옆에서 책을 읽어드리고 예쁘게 화장도 해드리면서 재롱아닌 재롱으로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답니다. 어른들을 모시는 일이 힘들고 어렵지만 언제나 웃으면서 어르신들을 섬기는 우리 직원들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어르신들의 성격도 천차만별이고 까탈스럽고 힘들게하지만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고 어르신들께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도 대구의 유명한 더위를 잘 견뎌내야 될 것같습니다. 우리 뿐만 아니라 마당으로 돌아다니는 아롱이 다롱이 가족도 이 여름을 무사히 잘 나야될텐데....(하여간 별걱정 다하는 나는 걱정도 팔자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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