윷놀이 대회 2탄. 윷놀이는 즐거워, 인생도 즐거워!
성산홍보실
0
6165
2001.02.19 00:00
뜨끈뜨끈한 육개장 국물에 쌀밥 한그릇을 뚝딱 말아치우신 어르신들, 경로당 대항 노래자랑이 열리는 휴게실로 모여들어 예선탈락의 설움과 본선진출의 환희를 목이 터져라 쏟아놓습니다. 음주는 빼고 가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우리 총무님, 본선진행도 까맣게 잊고 신바람 난 어르신들과 광란의 시간을 보냅니다.
이윽고 본선 진출 14개경로당 어르신들, 마당과 강당 두패로 나뉘어 본선 1차전을 펼칩니다. 그래도 2월인지라 쌀쌀하지만 신명나는 윷사위에 우리 어르신들은 추운 줄도 모르고 모야! 윷이야! 즐거운 비명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옵니다.
8강전은 어르신들이 슬슬 상품에 탐이 나서 눈치작전과 실갱이를 펼칩니다. 국제 윷놀이 총연맹(유령단체?)에서 나온 우리 심판진들의 능숙한 진행에 순탄히 선물보따리를 싸갈 4팀을 가립니다. 쟁쟁한 팀들을 무찌르고 올라온 4강을 소개합니다. 도원동 대표 한실들마을, 월배 토백이 월진경로당, 유천교 다리 밑에서 갈고 닦은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한 월배동화경로당, 마지막으로 윷놀이계의 떠오르는 새별 진천하나로 경로당!
열띤 응원과 팽팽한 신경전, 초긴장 상태에 들어간 심판들, 3판 양승의 4강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역전과 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였습니다. 결국 결승에는 작전명 "열 할아버지 부럽지 않다"로 가장 신명나는 놀이판을 펼친 한실들 마을과 마지막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끈기의 경로당" 월배동화팀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결승전은 한실들의 손쉬운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준결승에서 너무 힘을 빼신 월배동화 어르신들, 기세등등한 한실들 할머니들 앞에서 맥을 못추고 말았습니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행운권 추첨! 행운권 한장을 들고 예선탈락의 설움을 달래던 어르신들에게 절호의 기회가 왔습니다. 간밤에 돼지꿈을 꾸신 할머니, 할아버지들 한아름 선물을 챙기시고 함박웃음을 웃습니다. 시상식이 끝나고 기념촬영을 하고 내년에 있을 대회를 벼르며 즐거운 발걸음을 돌립니다.
어르신들의 뒷모습은 오실때보다 훨씬 곧곧하게 허리가 펴졌습니다. 인생은 즐겁습니다. 어르신들도 즐겁게 살고 싶고 마음은 청춘이라는 것을 새삼 다시 느낍니다. 어르신들! 5월 경로잔치에 다시 모시겠습다. 그 때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