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숙 간호사님! 잘 가세요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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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28 00:00
벌써 2월의 마지막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봄 바람이 상쾌한 가운데 잦은 봄비로 인해 봄꽃들이 망울망울 촉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2월의 마지막날 아름다운 이와의 이별로 섭섭하기 그지 없답니다.
어떤 이별이냐?
그러니까 지금으로 부터 12년전에 대구노인요양원이 개원할 당시 우리 시설에 창립 멤버로 왔던 유영숙 간호사님이 퇴직을 했답니다. 너무너무 열악했던 근무조건과 여러가지 어려움을 낯한번 찡그리지 않고 병든 노인들과 울고 웃으며 보낸 세월이 장장 12년.
어느 자식이 그렇게 헌신적으로 병든 부모를 모실 수가 있었을까?
시설에만 들어서면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프다며 찡그린 얼굴로 문 앞에 와서 기다리던 수 많은 노인들의 아픈 곳곳을 날마다 체크하고 박정국선생님과 수시로 상의하며 간호하고 투약하던 간호사님, 또한 중한 노인환자를 병원으로 모시고 다니면서 수속을 밟아 담당 의사선생님이나 담당 간호사님들에게 자세하게 노인들의 사정을 이야기 하며 어떻게 해서든지 더 많은 관심과 관찰속에 노인들이 빨리 쾌유할 수 있도록 돕던 간호사님.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을까? 그 많은 노인들의 육체적인 병과 마음속에 깊이 감추어진 마음의 병까지도 일일이 들어주고 위로해 주면서 보낸 그 수많은 세월의 묻어논 이야기들이..... 유난히 눈물도 많아서 이제는 눈물이 마를때도 됐건만 지금도 노인들과 이야기후에 "너무 그분들의 인생이 불쌍해요" 하면서 울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 했던 직원이었습니다. 아주 젊은 나이는 아니지만 배우려는 열정이 대단했고 기회만 되면 노인간호와 관련된 세미나등에 가서 하나라도 더 듣고 배워와서 이곳의 노인들에게 적용하려고 노력했던 간호사님.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마당발이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여러곳에 포진되어 있는 인적자원들을 우리 시설과 연관시켜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던 열성.
그러나 그는 갔습니다. 사랑하는 그는 우리를 두고 갔습니다. 가지 말고라고 가지 말라고 붙잡아도 그는 자기 혼자 보건소로 갔습니다.*^^*
그러나 그이가 가는 길은 더 아름다운 길이요. 더 넓은 세상이기에 우리는 웃으면서 보냈습니다. 달서구청 보건소의 간호사로 발령 받아서 이곳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그의 역량을 발휘할 것을 믿기에 우리는 아쉽지만 그를 보냈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의 가는 길을 아쉬워했습니다. 이제야 소식을 들은 노인들은 일일이 유간호사님을 만나서 그동안 너무 고마웠노라고 인사들을 하면서 눈물들을 흘렸답니다.
유간호사님!
정말 우리들의 시간은 정말 감사하고 보람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시설에서 흘리신 땀과 열정을 다른 곳에서 더 많이 펼치시기를 기도할께요.
내내 건강하고 잘가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