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팥죽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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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2.21 00:00
오늘은 1년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입니다. 옛날 어른들은 보통 이 날에 귀신을 쫓는다고 붉은 팥죽을 쑤어 팥죽 안에 찹쌀로 새알심이란는 것도 넣어서 먹는 풍습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동지를 "다음해가 되는 날(亞歲)", 또는 "작은 설"이라 해서 크게 축하하고 어려운 백성들이 모든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즐기는 풍습이 있었답니다.
우리 어르신들도 이런 동짓날에는 팥죽을 기다리십니다. 그런데 마침 향토문화연구원의 경로대학에서 대구의 각 양로원마다 팥죽을 쑤어다 드려서 정말 맛이 있게들 드셨습니다.
오늘 우리 시설의 어르신들은 참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셨습니다. 아침부터 동네 목욕탕에 가셔서 목욕들을 하시고 미용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이쁘게 머리들도 다듬고 또 멀리 포항제일교회 경로대학에서 방문을 오셔서 예배를 드리고 성당중학교 학생들이 방문을 와서 간식을 갖다 드리고 하루종일 말벗이 되어서 어르신들과 지냈답니다.
연말이면 괜시리 춥고 외로워하시는 어르신들에게 학생들의 방문은 아주 뜻이 있고 보람된 시간인 것 같습니다. 할머니들도 자기 손자들을 본 것인양 감춰놨던 간식을 꺼내서 내어 놓고 학생들은 할머니의 어깨와 다리를 주물러 드리면서 이야기 꽃을 피우는 모습이 옆에서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합니다.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 우리 어르신들은 기나긴 겨울 밤을 낮에 받아 놓은 간식으로 같은 방에 계신 친구들과 입을 다시며 소곤소곤 이야기들을 나누시다 잠이 드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