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첫번째 재미있는 시장놀이

본문 바로가기
성산일기

커뮤니티

  >   커뮤니티   >   성산일기
성산일기

새해의 첫번째 재미있는 시장놀이

성산홍보실 0 6044
요즘은 꽁꽁 얼어붙는 겨울의 참 맛을 느끼기에 아주 좋은 나날입니다. 추위가 엄습을 해서 눈녹은 지붕위의 고드름이 겨울 풍경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이렇게 한파가 몰아친 요즘 우리 어르신들의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을까봐 걱정입니다. 어르신들은 아침부터 기대감에 부풀어 계십니다. 오늘이 바로 어르신들이 손꼽아 기다리시던 달란트 시장이 열리는 날이였거든요. 꼭 무엇을 산다기보다는 장터 같은 분위기에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서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소리가 좋아서 이 날이 더 좋으시답니다. 사무실에서는 소리없이 물품을 정리해 나가며 어르신들이 가지고 계신 달란트의 숫자와 물건의 가격을 정하고 선호도가 가장 높은 휴지와 세제등을 차곡차곡 갖다 놓기 시작을 합니다. 아직도 방송을 할려면 멀었지만 점심을 잡수신 어르신들은 휴게실 앞에 미리부터 모여 앉아서 장이 열리기만을 고대하며 가장 먼저 입장하려고 신경전을 벌이십니다. 여전히 이경호할머니는 베낭을 메고 준비중이셨고 3층에 계신 경증 치매할머니 정만조 할머니와 성순녀 할머니의 모습도 보입니다. 굽어진 허리로 서로 손을 잡고 내려오시는 할머니들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합니다. 드디어 개장!!! "준비 땅!" 과 함께 어르신들은 몰려 들어오십니다. 가장 인기 품목은 내복, 런닝 ,팬티, 잠옷, 조끼, 바지, 양말, 목도리등 의류품이었고 그다음에는 누구나 좋아하시는 두루마리 휴지, 비누, 치약, 칫솔, 하이타이,샴푸등 공산품과 화장품 및 사탕과 과일이 날개 돋친듯 팔려나갑니다. 왁자지껄, 깔깔깔깔 넘어가는 소리에 서로 자기 물건을 팔려고 외쳐대는 일일 판매원으로 나선 직원들의 신경전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꼭 3달에 한번씩 볼 수 있는 풍경도 오늘 또 다시 보입니다. 실비노인요양원에 계신 할아버지들은 늘 프로그램이 시시하다고 참석을 안하시니까 달란트를 모아놓은 것이 전혀 없습니다. 이런 날만 되면 괜히 심술도 나고 부럽기도 해서 장터에 기웃거려 보지만 달란트가 없기에 옆에 계신 노인들에게 손을 내밀어 보기도 하고 남의 물건을 사다주면서 개평으로 몇장 얻은 것을 가지고 물건을 사려고 기웃거려보지만 ....달란트가 모자랍니다. 한장 정도 모자라면 직원들이 모르는 척 물건을 드리기도 하지만 턱없이 부족할땐 잔소리가 시작됩니다. "그러니까 내일부터는 프로그램에 참석을 하셔서 달란트를 받으세요! 늘 이런 날만 오셔서 공짜로 달라고 떼쓰지 마시고요".....꽁알 꽁알 ,주절주절, 기회는 이때다 싶어서 이런 기회에 프로그램에 참석하실 것을 은근히 권유합니다. 또 서로 좋아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구석에서 수군수군대며 달란트를 더 꿔주기도 하고 필요한 물건도 사다가 다른 사람들이 볼까봐 얼른 주머니에 쑤셔 넣어주곤 모르는 척 하고 돌아서지만 아뿔싸! 우리 눈엔 왜 그런 것이 더 잘 보이는지... 웃음이 절로 납니다. 올 해 처음으로 시작한 달란트 시장의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아마 올 해의 모든 행사도 이런 열기로 더 달구어 질 게 뻔합니다. 아주 좋은 반응입니다. 정말로 노인들을 위한 삶을 살기는 원하는 우리들은 무엇이든지 어르신들의 구미에 맞게 그들을 어떻게 해서든지 행복하게 해 드리고 싶습니다. 자~수고한 우리 직원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