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 할아버지
성산홍보실
0
5593
2000.11.03 00:00
어느덧 11월로 들어섰습니다. 요즘은 빨갛게 물들었던 나뭇잎들이 마당에 떨어진 모습이 너무 운치가 있어 일부러 마당을 쓸지 않습니다. 마당에 수북히 쌓이는 낙엽을 일부러도 밟아보고 뒤늦게 가을을 느껴봅니다. 아침으로는 찬바람이 이는 초겨울을 연상케하는 나날인데 멀어져가는 가을의 분위기도 좋지만 건강에 유의하셔야 될거 같습니다.
오늘은 재미있는 할아버지 한 분을 소개해드릴까요? 우리 시설에는 껌할아버지라는 분이계십니다. 여름내내 자원봉사자 학생들의 소감문에도 단골처럼 나왔던 껌할아버지. 학생들에게 아주 깊은 인상을 심어줬던 껌할아버지.
왜 껌할아버지냐구요?
다 이유가 있지요. 올해 72살이신 할아버지는 정이 참 많으신 분입니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주머니에 껌을 잔뜩 넣어 가지고 다니시다 보는 사람마다 껌을 나눠줍니다. 아마 껌을 파는 제과회사에서 표창장을 드려야할 만 큼 할아버지는 돈만 생기면 껌을 사시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할때 힘이든다고 껌 한개씩을 나눠주면 학생들은 할아버지한테 무언가를 받았다는 고마움에 더 금세 정을 느끼고 친해집니다. 가족이 아무도 없는 할아버지는 사람의 정이 그리웠을 터이고 학생들은 낯선 곳에서 봉사하는데 인자한 할아버지가 껌 하나를 나누며 학생들을 격려하는게 그렇게 인상에 남았던가 봅니다.그래서 여름에 자원봉사 학생들에게 인기가 참으로 많았습니다.
어느날은 "할아버지! 왜 그렇게 껌을 많이 사서 남들에게 나줘주세요?"하며 물어보니 자원봉사학생들이나 직원들에게 껌을 건냈을때 그 좋아하는 표정이 그렇게 좋답니다.순진하고 사람좋은 할아버지는 별 것이 아닌것 같아도 세상 살아가는 데 남들에게 자기것을 나눠줬을 때의 행복감을 일찌감치 아셨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습관이 되서 직원들끼리 묻습니다.
"오늘 한덕우할아버지한테 껌 받았나?"
"어~오늘은 할아버지가 껌을 안주셨네!"
"아~ 껌이 먹고싶다. 할아버지한테 껌 좀 얻어온나!"
.
.
.
.
오늘도 마당에서 만났을 때 "일수 찍어야지!"하시며 껌 2개를 손에 쥐어 주십니다. 인자하게 웃으면서 껌을 주시는 할아버지의 미소가 일품입니다.
고마운 마음도 있고 장난끼도 발동하여 할아버지에게 투정을 했습니다.
"할아버지 내 이 썩으면 할아버지 책임이니까. 새 이빨해줘요~잉. 알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