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의(?)에 의해 봉사하는 사람들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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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8.07 00:00
우리 시설에는 직원들외에 우리 어르신들을 돕는 손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군대를 가지않고 사회복지시설에서 군복무를 대신하는 공익요원 3명이 있고 사회복지도우미라고 불리우는 공공근로자 6명이 각 파트에 배치되어 어르신들을 돕고 직원들을 보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하고 싶은 봉사자들이 있는데 바로 대구보호관찰소에서 봉사명령을 받고 우리 시설에 오는 사회봉사자들입니다. 교통사고 등 경미한 사고를 친 범법자들을 구치소에 수감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사회복지기관이나 쓰레기 분리 수거장 등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보내져 봉사를 하면서 죄를 뉘우치게 하는 제도인데 우리 시설에도 무수하게 많은 사회봉사자들이 거쳐갔습니다.
이들 중에는 청소년들로 부터 나이든 사람까지, 연령층이 다양한 가운데 억지로 와서 시간만 때우려고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우리들의 기억에 남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조직폭력계의 보스라던가 대구에서 아주 이름만들어도 오싹할 정도로 유명한 무슨 파의 조직원들이라면서 몸에는 이상한 문신들도 새겨져 있어서 처음 본 사람들은 흠씬 놀라는 기색이지만 그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얼마나 인간적이고 도리어 이곳에 계신 어르신들에게 무엇이든지 못해드려서 안달일 정도로 헌신적으로 일하고 물질로 배려해주는 모습들을 봅니다.
직업들도 가지각색이고 살아온 과거들도 참으로 천태만상인 사람들이 오는데 이상하게도 그분들은 여기 어르신들을 보면 측은하게 생각을 하고 굉장히 정을 많이 느끼더군요. 아마 정에 굶주렸던 사람들인지도 모르겠어요.
어떻게 그렇게도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들이 오는지 미장을 해야될 일이 있으면 미장 오야붕(?)이 오고 담을 쌓을 일이 있으면 벽돌 오야붕(?)이오고 설비에 손을 볼 일이 있으면 설비기술자가 오고 정말 우연인데도 우리 입맛에 꼭 필요한 대로 사람들이 보내져 오는 겁니다.
그 사람들은 자기에게 할당된 시간대로 아주 열심히 땀을 흘리며 봉사를 하고는 봉사가 끝날때쯤에는 정말 시원섭섭이라는 말이 있듯이 시원해하면서도 섭섭해 하시는 겁니다.그리곤 우리의 귀중한 후원자가 되어서 가끔씩 연락도 하고 찾아오시고 하면서 여기서의 봉사활동을 잊지 못하더군요.
어쨌든 처음엔 타의에 의해서 봉사를 시작했지만 여기서 봉사를 하면서는 정말 봉사의 참 의미를 찾고 소외된 노인들을 돕는 것에 보람도 느끼고 인생의 한부분을 공부한다고 하면서 너무 열심히 우리 시설과 어르신들을 위해 일하며 땀을 흘리는 그 분들을 보며 정말 고맙기도 하고 다음에 오실때는 타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우리시설에 방문해 주도록 부탁을 하며 bye ~ bye 를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