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 잔치 열렸네 백수(白壽) 잔치 열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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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잔치 열렸네 백수(白壽) 잔치 열렸네"

성산홍보실 0 6183
오늘은 저희 시설에 아주 성대하고 귀한 잔치가 있었습니다. 양로원에 계신 김기연할머니의 100세 생신잔치가 있던 날입니다. 1901년 8월 8일(음력)에 태어나셔서 참으로 보기드물게 장수하신 할머니의 생신상을 준비하면서 우리 직원들은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음식준비들을 하며 더불어서 즐거워하실 모든 어르신들을 생각하니 저절로 힘이 솟고 콧노래가 불러집니다. 100세 생신상이라고는 한번도 차려보지는 않았지만 여러사람의 조언을 듣고 상차림의 흉내는 다 냈습니다. 고임음식도 올려놓고 푸짐하고 먹음직스럽게 차려진 음식앞에 할머니는 예쁜 한복을 입으시고 오늘의 주인공답게 우아하게 인형처럼 앉아계십니다. 백세를 맞으신 김기연할머니의 모습이 어땠냐구요? 파란 치마에 분홍 저고리를 입고 입술에는 예쁜 루즈를 바르고 눈썹은 검게 그린후 휠체어에서 입을 꼭다물고 두손을 맞잡고서 그림처럼 앉아계신 100세할머니의 모습을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죄송스러운 말이지만 정말 너무나 귀엽고 재미있어서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예뻤습니다. 김도원목사님을 모시고 감사예배를 드리고 동료 어르신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어떻게 소식을 들었는지 MBC방송국과 푸른방송국 매일신문사에서 서로 취재를 해가기에 바뻤습니다. 아마 양로원에서 이렇게 100살까지 사시는 일이 흔한 일이 아니기에 취재꺼리가 됐나봅니다. 예배후에 원장님이 할머니에게 3돈짜리 금반지를 선물로 끼워드릴때는 가슴이 뭉클하고 할머니의 유일한 혈육인 77살의 딸이 너무나 고맙다고 자식도 생활이 어려워서 못해드리는 잔치를 이렇게 양로원에서 해준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울때에는 우리 모두가 눈시울이 붉어지며 숙연한 마음들이었습니다. 100세 할머니와 77세의 딸이 같이 늙어가는 모습이 우리 눈에는 아픔으로 느껴졌습니다. 다른 어르신들도 서로 기뻐하며 우리도 건강하게 오래오래 100살까지 살어서 백수생신상을 받자고 진담반 농담반으로 웃으면서 말씀들을 하시고 이 날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성로원의 잔칫날은 빼놓지 않고 오셔서 축사를 해주시는 달서구청의 황대현구청장님과 언제나 즐거운 여흥을 베풀어주는 밴드와 가수들이 오늘도 어김없이 오셔서 즐거움을 한껏 고조시켜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할머니는 아무런 말씀이 없으십니다. "할머니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라고 물어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저것들이 무슨 일로 나를 귀찮게 하나 하는 표정이고 시끄럽게 왁자지껄한 가운데서도 휠체어에 앉아서 가끔은 꾸벅꾸벅 졸기까지 하시는 모습이 우리의 마음을 때때로 슬프게 했습니다. 오늘의 의미 깊은 생신을 맞으신 김기연 할머니! 그 힘들고 험한 한세기의 삶을 살아오신 것에 경의를 표합니다. 살아오시면서 얼마나 많은 역경과 슬픔과 괴로움이 많았겠습니까? 그러나 그 인고의 세월을 다 감내하시고 여기까지도 주님과 함께 걸어오신 할머니! 건강하게 더 오래 사셔서 내년에도 101살 생신상 주인공의 기록을 남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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