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하고 뽀뽀하나? (천만에요!!!)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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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6.15 00:00
저는 명색이 사회복지사 1급에다 성산복지재단 총무입니다.
그래도 남들은 전문직이라고 알아주는지 마는지 나는 잘 모르지만 어떻게 된 사회복지사가 맨날 남의 입 검사나 하고 노인들이 싸우면 싸움 말리러 다니는 해결사가 되어야 하는지 생각하면 우습기도 하고 좀 그렇네요.
그래도 이게 내 사명이면 열심히 해야지요.
어디든지 많은 동포들이 사는 곳에는 범생도 있는 반면 또 그중에 말썽쟁이도 있기 마련이지요.저희도 술~ 그놈의 웬쑤같은 술 때문에 늘 말썽을 피우는 몇몇 할아버지들이 계십니다.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알콜치료차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오신 분도 계시고....
그 중에 엄모모할아버지는 정말 유명합니다. 술을 안먹으면 월배 지역의 참 신사~ 아니 달서구의 양심가~ 점잖기가 이루 말 할 수가 없는데 술만 드셨다하면 이건 완전히 사람이 180도로 바뀌는 거예요.
그래서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오신지가 한 15일 정도가 되지요. 퇴원을 시키면서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할아버지 절대로 이제는 술 드시면 안되구요. 또 술드시면 이런 병원에서 자유도 없이 살아야 되니까 제발 술만 들지 마세요"등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할 수 있는 약속이란 약속은 굴뚝같이 하고 모시고 왔는데...
몇일은 그냥 저냥 참으시면서 자기 자신하고 무지하게 싸우시면서 잘 넘기는거 같더니 요즘 또 다시 그놈의 술, 유혹에 또 넘어가는지 들리는 소리를 종합해보면 조금씩 술을 하시는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나에게 생긴 버릇이 그 할아버지만 보면 입이 거의 다을 듯한 거리까지 다가가서 술냄새를 맡아보는 새로운 버릇이 생긴거예요. 누가 잘못보면 젊은 여자가 할아버지 꼬실려고 뽀뽀할려고 달려드는 기세로 그 모양을 하니 내가 생각해도 우습고 할아버지도 우스우신가 봐요. 서로 그런 자세를 취한 다음에 깔깔대고 웃느라고 정신없어요. 이거 정말 내가 할 일 맞나?
어떻게든지 술을 못드시게 해서 이곳에서 자유롭게 생활하시게 해야 될텐데... 술만 먹으면 월배바닥을 다 자기 안방처럼 생각해서 아무대서나 주무시고 우리는 할아버지를 찾으러 다니고 길바닥에서 거의 업다시피 모셔오는게 한두번이 아니거든요.
자기 가족들은 다들 도망을 다니고 전화번호까지 다 바꾸면서 할아버지를 피해다니는데....
우리 마저 할아버지를 거부하거나 미워한다면 할아버지는 어떻게 사실까?
정말 여기가 마지막 보루인 안식처인데 왜 할아버지는 그걸 모르시고 우리의 애를 태우고 우리의 마음을 몰라주실까?
오늘 저녁에도 엄할아버지를 마당에서 만나서 입 검사를 하니 약간의 냄새가 나는것 같았는데....심증은 가는데 증거가 없다 이겁니다.
오늘은 기냥 내가 하는 짓이 내가 봐도 우스워서 한 자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