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띠 직원들의 "에로" 가 아닌 "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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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띠 직원들의 "에로" 가 아닌 "애로"

성산홍보실 0 6360
요즘은 우리 시설에 방학을 맞이해서 사회복지과 학생들의 실습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실제를 현장에서 체험하므로서 사회복지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회복지사로서의 자질을 키우기 위해 이론과 실제를 접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거 같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접해본 노인복지시설의 현장은 무척 어려울것입니다. 오늘도 전국적으로 열대야 현상에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습도까지 높은 오늘 우리시설은 심야전력난방공사로 더더욱 시끄럽고 정신이 없습니다. 종일 포크레인 괭음소리가 다다다다거려서 사무실 전화소리도 잘 안들리고 이화순할머니는 오늘도 죽은딸 또순이를 찾으러 가자고 두번씩이나 내려와서 졸르고...더운데 짜증까지 겹쳐지는 날입니다. 그렇다고 짜증을 낼 수 있나요? 상담하러 오시는 분이나 자원봉사자등 우리 시설을 찾는 귀한 이들에게 아주 좋은 인상을 주기위해 짜증을 꾸욱 참고 정말로 오늘도 각 파트에서 상냥스럽게 열심히 근무했습니다. 사람들은 사회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다들 머리띠도 아니고 허리띠도 아닌 천사띤줄 알거든요. 그렇게 알고있는 분들에게 굳이 나쁜 인상을 줄 필요성을 못느끼니까 계속 천사띠로 나갈 수 밖에요.자꾸만 천사띠 처럼 노력을 하니 모든 직원들이 절로 품성도 바뀌기는 하더군요. 이 천사띠들도 때로는 너무 힘들고 괴로울때가 많습니다. 직업병이라는 거 아주 무섭습니다. 노인들하고 생활하다보니 귀가 어두우신 분들에게 들리도록 귀에다 대고 이야기를 해야하고 저절로 목소리가 커집니다.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냐고 할 정도로 목소리들이 크고 그리고 치매노인들하고 생활하다보니 뭘 자꾸 잊어버리고 찾으러 다니고 "내가 여길 왜 왔지" 하며 자기가 간 곳에서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는건 약과고 우리 모모직원은 열쇠 잃어버려서 찾으러 다니는건 하루의 취미활동에 들어갑니다.그리곤 인터폰만 와도 직원들은 긴장을 하여 혹시(?) 또 어떤 할머니가 무슨일(?)이 일어난 건 아닌가 하며 무의식적으로 나쁜 상황을 생각하며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목소리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합니다.그러다가 "저기요~ 누구누구 할머니가 지금~"이러면 말을 다 듣기도 전에 막 뛰어갈 태세를 하며 전쟁이 나서 피난을 가야된다는 말을 들은 것 처럼 긴박하게 움직입니다. 거의 매일을 이러고들 사니 우리들끼리 늘 하는 얘기지만 "아유 제 명대로 못살겠다" "우리의 고충을 누가 알아줄까" "젊은 사람들이 노인들에게 기를 다 뺏기면서 산다" "애 늙은이 같다" "우리는 치매가 일찍올꺼 같애"라는둥 서로가 서로를 안타까워하면서 위로를 한답니다. 그렇지만 메마른 세상 현실속에서 가장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항상 감사하며 살고 싶은 우리들은 사는 날 동안에 기쁜일과 슬픈일을 노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것입니다. 억지로가 아닌 기쁨으로.... 기도 마니 마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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