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이야기 프로그램
한지 이야기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경남도립거창대학 간호학과 곽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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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이야기 프로그램을 처음 들었을 때는 한지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고 한지로 어떻게 어르신들에게 이로움을 줄 것인지 궁금해 하면서 참가하게 되었다. 총 1년 동안 실시되는 이 프로그램은 격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양로원 2층에서 어르신 열 분이 프로그램에 참가하셨고 담당 선생님 한 분과 학생간호사 2명이 어르신들을 도와드렸다.
한지 이야기 프로그램은 선생님께서 사람 틀을 만들어 주시면 어르신들이 조금씩 찢은 한지에 풀을 발라 그 틀 위에 덧붙이는 것으로 얼굴 만들기부터 시작하여 몸통과 다리까지 만들며 크게는 가족까지 만들 수 활동이었다. 살짝 튀어나온 부분은 이마와 얼굴로, 살짝 납작한 부분은 뒤통수로 만들었는데 처음에는 자그마해서 귀여웠다. 어르신들이 두 손을 사용하면서 손 근육과 신경을 깨우며 동시에 뇌 자극까지 이루어져 치매예방 및 치매진행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가져 오기도 하며, 시각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었다. 또한 고령 어르신들의 활동력 증진 및 자아 존중감이 활성화되고 그룹 활동을 함으로써 서로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아 서로간의 의사표현을 함으로써 대인관계가 원만해 질 수 있는 효과가 있는 활동이었다.
이러한 작업을 하면서 사람이 태어나는 과정이 마치 틀에 한지를 붙이는 과정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틀이 뼈라면 한지가 살이 되어 살을 덧붙이면서 사람이 태어나는 것처럼 느껴져 어르신들은 과거 모습을 회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프로그램은 자신이 직접 엄마 배속에 있었을 때의 내 모습을 손으로 만져보고 느끼게 만드는 프로그램인 것 같아서 굉장히 새로웠다. 나는 어르신들이 활동할 때 옆에서 한지를 찢어드리면서 덧붙이는 것을 도와드렸는데 도와드리면서 “엄마 뱃속에 있었던 자그마한 내게 작은 한지를 하나 둘 덧붙인 것 같이 살이 조금씩 붙어 지금의 내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묘했고 내가 결코 하찮은 생명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만드는 순서도 얼굴부터 시작해서 몸통 팔, 다리 순서로 생명이 태어나는 과정과 매우 흡사해서 더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모양이 어느 정도 완성 됐을 때 어르신들께서 만든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는데 “본인과 닮았다.”라는 말을 많이 들을 수 있었고, 옆에서 “아이고~ 할머니랑 똑닮았네~!”라고 말씀하셔서 그 작품과 만든 어르신을 보았는데 정말 비슷하게 만드셔서 신기했다. 사람들이 실제로 인물화를 그릴 때나 어떠한 도구를 이용해 사람을 만들 때 무의식적으로 자기 자신과 비슷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이 이 시간을 기다리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보람과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이 나 스스로도 보람찼고 아주 감명이 깊었다. 이 프로그램을 참가하면서 프로그램에 대해 흥미를 느껴 앞으로도 어르신들과 함께 참가하여 완성되는 과정을 보고 보람과 만족을 느끼고 싶었지만 실습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아 완성되는 과정을 볼 수 없어 정말 아쉬웠다. 어르신들이 내가 실습을 마친 후에도 중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지 프로그램에 참석해 완성 작품을 만드셨으면 좋겠다. 이 프로그램은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우리 간호학생들에게도 깨달음을 느끼게 해주었던 좋은 프로그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