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옵니다
성산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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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4.19 00:00
봄비가 옵니다.
메말랐던 대지위에 촉촉한 봄비가 내리고 성로원의 앞마당에도 색색깔로 뽐 내고 있는 라일락과 살구꽃 그리고 우리가 말하는 밥풀꽃들이 향기와 함께 봄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마당에서는 성로원의 지킴이 개 아롱이가 봄비를 맞으며 봄바람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습니다. 이 봄에 우리 성로원의 개 아롱이가 바람이 나서 월배
지역의 남자개들은 죄다 몰려와 아롱이에게 잘 보이려고 난리가 났습니다.
거기다가 우리의 방우암 할아버지는 긴작대기를 들고 다니시며 아롱이의 행실
을 조심시키느라 낮에는 물론 밤잠도 안주무시고 아롱이를 지키십니다. 아무리
그래도 아롱이는 소신이 있는 개라 자기가 하고 싶은 짓은 누가 뭐래도 하는
소신파입니다.
오늘 부터 오후2시에 민요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오셔서 어르신들이 우리 민요
를 부르시는데 날씨와도 어울리게 아주 구슬프게 잘도 넘어갑니다. 어르신들
의 반응도 아주 좋았구요, 특히 평소에 창을 아주 구성지게 부르시던 이기학
할아버지는 눈이 안보이시는 시각장애인이지만 너무 잘하시고 열성적이어서
오늘의 짱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