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휴! 도저히 이건 해결이 어려워요(죽은딸을 어디서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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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 도저히 이건 해결이 어려워요(죽은딸을 어디서 찾아?)

성산홍보실 0 6651
몇일 있으면 우리는 3층에 계신 이화순할머니를 모시고 죽은 딸 "또순이"를 찾으러 가야 합니다. 아침에 사무실 문이 열리기만 기다렸다가 반장도 못해본 나를 통장으로 전격 승진시켜놓고 매일 같이 통장아줌마를 찾는 이화순할머니는 우리에게 많은 에피소드와 어려운 문제들을 무진장하게 만들어놓고는 천연덕스럽게 올라가십니다. 딸이 셋에 아들이 하나인 할머니는 딸 둘이 죽고 아들과 딸이 있기는 해도 너무 형편들이 어려운 빈곤이 세습되어가는 유형인 가정의 생활보호대상자 할머니십니다. 할머니는 치매도 있어서 대화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언제나 죽은 딸 또순이를 나에게 보여달라는 것입니다. 딸이 죽은 걸 인정을 안하시고 아무리 딸은 죽었다고 말씀을 드리지만 할머니는 도통 인정을 안하시고 도리어 화를 내시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할머니가 또순이한테 전화를 걸어 달라고 하면 어쩔수 없이 저희는 선의의 거짓말을 해야합니다. 구내 전화로 우리 직원 김단비씨에게 전화를 하여 "조또순이 맞어요? 할머니가 좀 바꿔달라고 하시는데요?"하면서 할머니에게 수화기를 넘깁니다. 그러면 할머니는 "또순이가? 왜 안오노. 에미는 니가 보고싶다. 에미가 자식보고 싶은 것도 죄가?" 이러시면서 보고싶은 마음을 애절하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우리 단비씨가 천연덕스럽게 "엄마 나중에 갈께요 거기서 건강하게 계시면 나중에 찾아 갈께요"하며 안심을 시켜드린후 전화를 끊습니다. 그래야지 그 하루가 편하게 시작이 되는 겁니다. 그렇지 않고 전화통화를 못하신 날은 직원들을 괴롭게 하고 화가 나서 다른 분들하고 자꾸만 싸움을 하시곤 합니다. 어쨌든 할머니가 삐지시면 원이 조용하질 않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것이 발전을 해서 실제로 또순이를 한번 봐야된다는 겁니다. 언제 보러갈 수 있느냐고... 우리 또순이는 참 짭잘맞았다고.... 술도 안먹고 담배도 안 피웠다고.... 아침마다 조르십니다. 그래서 견디다 못한 우리는 약속을 덜컥 해버렸습니다. 할머니 6월달에 또순이를 한번 찾으러 가자구요. 그랬더니 매일같이 날짜만 세고 계십니다. 언제 갈꺼냐구. 예쁜 옷도 준비해 놨다고 .... 어떻게 하죠? 정말로 이 문제는 해결이 안됩니다. 난들 모시고 가봤자 죽은 또순이를 어디서 찾을 수 있단 말입니까? 어떨땐 저 혼자 이런 말도 해 봅니다."또순씨! 무슨 이유로 엄마를 남겨두고 먼저 그렇게 훌쩍 떠났습니까? 어머니는 아직도 죽은 딸을 가슴에 묻지 못하고 애절한 마음으로 또순씨를 찾는답니다. 비가 오는 날은 더 많이 찾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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