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고 수선스러워야 좋은날

본문 바로가기
성산일기

커뮤니티

  >   커뮤니티   >   성산일기
성산일기

시끄럽고 수선스러워야 좋은날

성산홍보실 0 4934
조금전에 막 읽은 단행본에는 이런 제목의 글이 있었죠..<시끄럽고 수선스러워야 좋은날>..그 제목을 보는 순간 아~하~바로 어제 우리 성로원이 바로 그런날 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확 들었습니다. 정말 시끄럽고 수선스럽기 그지 없었거든요. 그 사연인즉... 약 한달여 간의 공기(工期)를 가지고 진행되었던 성로원휴게실 리모델링 작업이 드디어 끝나 오픈기념행사와 함께 장소가 마땅치 않아 미루어 두었던 정월대보름맞이 윷놀이 대회가 바로 어제 있었기 때문이죠..어제 역시나 진천동 주민여러분이 경찰서에 진정을 안한걸 정말 다행으로 여깁니다. 어제 오후,햇살이 가득찬 마당에는 시작을 알리는 방송과 함께 대회에 참가할 어르신과 직원들이 모여 들었죠. 어르신 여섯명과 직원 여섯명이 한조를 이루어 총 여덟팀이 8강전을 치룰 예정이었는데요. 그 여덟개의 팀명도 어찌나 기발한지 <콩쥐와 팥쥐><이도령과월매><이수일과 심순애><흥부와 놀부><우렁이각시들> <심청이와 뺑덕어멈><선녀와나무꾼><혹부리영감님>. 대충 뭐 그랬죠. 마당에는 조장이 팀명이 적힌 푯말을 높이 들고 참가할 선수들을 줄세우고..진행자의 지시와 함께 일렬로 서서 새로 단장한 휴게실에 입장했는데요..아..정말..제가 생각하기에도 성로원에 입사한 이래로 그렇게 질서정연한 모습을 처음 봤던 거라 아.속으로 놀랐죠. 원장님과 사무국장님,그리고 어르신 대표께서 휴게실 오픈 기념 cutting식을 하고..윷놀이 대회 규칙에 대한 breifing을 끝내고 드디어 드디어 대회가 시작되었답니다. 연단 옆에는 1등에서 꼴등까지 지급될 상품이 나란히 줄지어져 있었는데요 얼른 보기에도 확연하게 드러나는 그 질적,양적 상품의 차이가 이 승부에 눈이 뒤집힌 자를 더욱 뒤집히게 만들고야 말았죠(표현이 너무 과격했나?).. 어제의 윷놀이판을 제눈으로 스케치 하면서 저는 또 깨달았습니다..<그 사람을 알려거든 윷놀이를 해보라!!> 목소리는 어찌나 큰지(이영수선생님외 몇명 무지 찔리죠? 목소리로 안되니 바닥에 기냥 드러눕기 까지 하더구만),한 윷을 하고선 흥분을한 나머지 오버액션이 어찌나 심한지(백선생도 간호사 선생께 야단맞았죠., 아!빽선생!사람이 젊잖하지 못하게 왜 그래욧!) 윷말 만은 똑똑한 내가 서야 하기 때문에 윷말판을 차지하기 위해 어찌 그리 몸싸움까지도 불사하고 덤벼들던지(리순선생,방기사님.이우선 할아버지! 같은편이면서도 의견이 달라 나의 주장을 관철하느라 혈압 꽤나 올렸죠?) 평소에 절친하게 지내면서 끈끈한 동료애를 과시하던 직원들과 어르신도 팀이갈림과 동시에 바로 적군이 되더군요..너무 낮게 던졌다,낙방이다 아니다. 그 순간만큼은 똘똘 뭉쳐 팀원끼리 정말 정말 의기투합이 기가 막히게 되더군요. 쿵짝 쿵짝 트로트에다 사무국장님의 구수한 윷놀이 해설에다 <윷이야!><모야!> 하는 응원소리에다 윷말을 서는 자의 고집센 싸움소리에다..아무튼 휴게실이 떠나갈듯 시끄러웠죠..8강전을 일단락 짓고 시원한 식혜와 돼지고기, 떡과 과일로 배를 채운 다음..4강전..결승전까지..성산 가족의 함성은 오후 내내 계속 되었고 결국 어제의 그 <시끄럽고 소란스러워야 좋은날> 1등의 영광은 <이도령과월매>팀에게로 돌아가 패잔병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며 고급화장품 선물세트를 받아갔었죠.. 대회를 마침하는데 있어서도 역시 여덟개의 팀이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시상식을 하고 어제의 어르신과의 행사는 멋지게 끝이 났답니다.. 어르신도 참으로 즐거우셨나 봅니다..오늘 아침 인사를 이렇게 하시더라요.. <선상님도 어제 자알 놀아서 스트래트(스트레스) 화~악 풀렸지예?> 그럼 그것이 끝이었냐구요? 절대 아니죠..우리의 원장님은 흥분의 도가니에 불을 확~ 지피는 화끈한 승질(?)이므로 곧 바로 예고에 없었던 2부 행사 일정을 발표..성산복지재단 각시설별로 직원들을 나누어 1등을 하는 팀에게..금일봉을 내걸었던 것입니다.. 금일봉?ㅎㅎㅎ 우린 영적인 생활도 중요시 하지만..바로 앞에 건질수 있는 물질앞에선 또 한없이 약해지죠..1부 팀원들이 다시 풀어 헤쳐 모여 재구성된 멤버들로 2부..직원들의 윷놀이 대회가 또 시작되었는데요. 방금전의 적군이 아군이 되기도 했으며, 방금전의 아군이 적군이 되기도 하는 운명을 순간적으로 겪으며 진행된 2부 대회 역시 한치의 양보없는 팽팽한 싸움으로..휴게실은 정말 정말 뜨거웠답니다..방금전에 다른 팀에서 핏대를 올리며 목소리 높히던 그 자가 아..글쎄 우리 팀이 되어서 소리를 지르며 우기니 <어머~그래..그런거야..이런 승부의 세계에선 자기 주장이 그렇게 뚜렷해야 해야 맞지잉~~> 이런 맘도 들더 라니깐요?(정말 사람의 맘은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다??) 아무튼 목소리마저 다 쉬게 만든 2부 행사도 뜨겁게 진행되었으며 대구노인요양원의 깔끔한 3승으로 끝났답니다.. 윷놀이 행사를 통해 우리에게 꼭꼭 숨어 있던 삶에의 열정을 발견하기도 하며, 얼싸안으며 나누는 스킨십으로 동료애를 다지기도 하며,소리를 지르며 스트레스도 확~푸는..어제는 정말 <시끄럽고 소란스러워서 좋은날>이었답니다!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