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 어르신 여름캠프를 다녀와서
성산의 모든 가족들!!!
우리 모두 건강 잘 챙기면서 살다가 내년에도 더 즐거운 캠프를 떠나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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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위의 글은 1년전 7월 8일에 성산일기에 써 놓았던 글입니다. 작년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캨프를 다녀와서 내년을 기약한다며 썼던 마지막 글귀였는데....
드디어 약속을 지켰습니다.
올해도 7월 4일부터 6일까지 화원휴양림에서 어르신 캠프를 끝내고 돌아왔습니다.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하산하는 날 비가 억수같이 오면서 돌아오는 발걸음을 붙잡아 매네요. 가지말라고 그냥 더 있으라는 싸인이나 되듯이 비가 억수로 옵니다.
산 속 깊은 산중에 내리는 비는 정말 말로 표현할 길이 없을 만큼 고즈넉하고 아련하고 아름답습니다. 곧게 뻗은 소나무와 잣나무와 각종 나무들과 이쁜 꽃들이 쏟아지는 비를 흠뻑 맞으며 물안개까지 자욱하게 피어오르게 하는 그 산의 모습을 시인들과 글쟁이들은 뭐라고 표현했는지는 몰라도 그저 우리가 봐도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멋이 그 산에 파묻혀 더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마음이 내 마음뿐이었겠습니까?
우리 어르신들이 마지막 물건을 챙기며 차가 오기를 기다리면서도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아 ~ 몇 일 더 있고 싶다.”
“너무 좋다”
“집에 갈려니까 아쉽다”
이러시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못내 아쉬운냥 섭섭함을 드러내십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어르신들에게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드려야 되겠다는 생각에 시작된 이 여름 캠프는 참으로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즐거워하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어르신들은 늘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서 아름다운 자연 안에서 숨막혔던 답답함을 떨쳐버릴 수 있는 치유의 시간이 되는 것 같고 우리 직원들도 업무상 받는 스트레스를 짧은 시간이지만 참여하므로 인해서 잠깐의 여유를 찾을 수가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몇 일 전부터 할머니들은 짐을 싸놓으시고는 각자 자녀들에게 전화들을 하십니다. 요즘은 어르신들마다 각자의 핸드폰이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서 달라진 양로원의 풍속도 중 하나의 변화가 바로 어르신들에게도 핸드폰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느 누구나 목에 핸드폰을 걸고 다니시면서 자녀들이 안부를 묻거나 어르신들이 자녀들에게 전화를 하면서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이 벌써 꽤나 오래전부터 달라진 양로원의 모습입니다.
그러니 그 핸드폰으로 벌써 할머니들은 자녀들에게 소식을 다 전해놨습니다.
자~아 출발당일입니다.
어르신들을 각자 태우고 시설내의 봉고차 3대가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합니다. 거리가 가까워서 가능한 일입니다. 그 안의 할머니들도 정신없이 좋아하십니다. 하하 호호 즐거워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모시고가는 직원들도 웃음꽃이 만발합니다. 시설에서 10분 거리의 화원자연휴양림은 정말 잘 지어놨습니다. 작년에 빌렸던 팬션을 이번에도 3채나 빌려서 방 배정에 들어갔습니다. 방 배정을 그저 아무렇게나 쉽게 배정을 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오산입니다. 거기에는 어떤 비밀이 있습니다.
얼굴 주름을 보고 방을 배정하는 것도 아니요 글을 읽을 줄 아느냐 모르느냐를 보고 배정하는 것도 아니요 나이대로 방 배정을 한 것도 아니요 오직 성격을 보고 방 배정을 해놨습니다. 털털하고 남들하고 잘 웃고 잘 어울리는 부류들과 까칠하고 뻑하면 남하고 싸우고 남 무시하고 돌발행동으로 남을 괴롭히는 성격이 있는 분들은 그 분들대로 방을 배정해서 성격 좋은 양반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시라고 은근히 직원들끼리 정한 방침입니다.
정해진 방에 들어가시자 마자 어떤 팀은 이불 확보에 주력을 다하느라고 장롱문을 열고 이불을 꺼내서 쫘악 깔기 시작을 합니다. 다른 할머니들도 혹시 자기 이불 못차지할새라 너도 나도 이불깔기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참으로 웃기는 장면입니다. 아니 더워서 밖에는 땡볕이 돼서 나가지를 못할 정도로 뜨거운 태양이 내리 쬐는데 우리 할머니들은 이불 전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공동 생활의 달인들은 어찌되었든 내 꺼부터 확보해야한다는 일념에 젖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뭐든지 빨리 내꺼부터 차지하자주의입니다.
어떤 팀은 오시자마자 편한 옷으로 갈아 입고 “아이고 좋다 와이리 좋노”하시면서 만포장으로 편한 자세로 누워서 노래를 부르는 분들도 계시고 정말 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쉼을 얻고 계신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쉼”이란 참으로 좋은 말인 것 같습니다. 편안한 상태로 무겁고 답답하고 슬프고 어려운 상황을 그저 다 내려놓고 아무 걱정없이 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어르신들과 직원들에게는 이런 쉼이 필요했습니다. 그리하여 이곳에서 진정한 쉼을 얻기 위해서 쉬고 먹고 놀고 자고 가장 원초적인 것을 위해서 그저 흐르는 대로 어르신들을 모셨습니다. 어르신들의 만족이 대단했습니다. 2박3일동안의 휴양림에 있는 동안 비도 한몫 거들어주며 어르신들의 쉼에 보탬을 주었습니다. 너무 태양이 작렬하는 날만 있으면 도리어 야외 활동하기가 어려운데 어르신들에게 적당한 그늘도 만들어 주고 촉촉한 비도 내려줘서 산 속에서의 산책을 더욱 기분좋게 할 수가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이 직원들과 노래를 부르며 어깨춤을 추는 분들과 직원들과 윷놀이를 하는 분들과 돌맹이를 놓고 게임을 즐기는 분들이 계셔서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었습니다. 가족들이나 자녀들에게 안부 영상 한번씩 찍어볼까요? 하면서 동영상을 찍기를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들은 이게 텔레비전에 나오냐면서 긴장하기 시작을 하십니다. 그러면서 예전에 텔레비전의 어떤 프로에서 고향의 부모들이 타지에 있는 자녀들에게 뻣뻣하게 서서 한마디씩 하는 풍경이 그대로 나옵니다. 얼마나 웃기고 재미있던지 “나는 여기서 잘있다” “딸아 나는 여기서 잘 있는데 너는 늘 밭에서 일만하느라고 고생이 많다 너도 이제 얼굴에 화장도 하고 예쁘게 하고 살거라” “며늘아 내 걱정은 말아라 나는 여기서 잘 놀고 걱정없이 산다” “아들아 네 마누라 너무 고생시키지 말아라” 자녀가 없던 할머니는 “집사님 나 여기 산에 와있어요. 너무 좋습니다.”등등 어르신들이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씀들을 하기 시작을 합니다. 동영상을 찍어서 바로 어르신들에게 보여드리니 참 세상도 좋아졌다고 하면서 다들 자기 모습에 웃음이 멈출 줄을 모르십니다.
한 해 한 해마다 세상이 변하니까 어르신들도 이런 변화된 세상에 적응하면서 재미있게 살아갑니다. 작년까지만해도 없던 스마트폰들이 이제는 일반화되서 직원들이 이렇게 어르신들과 동영상도 같이 찍으면서 노는 것도 달라졌고 해마다 즐기는 방법들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또 어떤 변화로 우리어르신들이 새로운 것에 놀라며 같이 즐기실 수가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2박2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으로 부족함 없이 짜임새있게 휴양림에서의 성산 캠프를 은혜중에 잘 마쳤음에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내년을 기약하며 다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