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코사모"
2012년 다사다난 했던 임진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네요.
올해는 유달리 눈도 많이 오고 강추위가 엄습해 오는 날이 많아서 다들 몸이 움츠러들고 마음도 춥고 몸도 추운 날들입니다. 이러한 추위가 맹습해 올 때 따뜻한 노래와 공연이 우리들의 마음을 녹여주고 잠시나마 추위를 잊게 해주네요.
내일이면 새로운 해가 떠오르는데 올 한해도 마무리를 잘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어제는 어르신들이 교회 예배들을 마치고 추워서 다들 방에서만 웅크리고 계시는데 작년에 어르신들을 위해서 방문을 해주셨던 아코디언을 통해서 찬양하고 연주를 해주던 교수들의 모임인 아코사모가 우리 시설을 방문해 주셨습니다.
마침 새로운 이사장님으로 오신 김동원 이사장님도 아코사모의 회원인지라 같이 오셔서 어르신들과 직원들에게 아코디언을 통해서 아주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여주셨습니다.
김동원 이사장님은 어르신들에게 첫 인사를 하시면서 성산복지재단에 계신 어르신들이 더 행복해지고 더 건강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인사와 더불어 시작된 공연에서는 교수님들이 바쁘신데 언제 그렇게 짬짬이 모여서 연습을 하셨는지 아름다운 화음에 맞춰서 공연하는 모습이 참 건전하고 듣기 좋고 보기도 좋았습니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남자성악가 두 분이 같이 오셨는데 테너와 바리톤 두 분이 화음에 맞춰서 찬송가 및 가곡 동요등 장르를 불문하고 멋지게 불러주시는데 우리 할머니들과 직원들이 입을 다물 줄을 모릅니다.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멋진 가곡을 직접 보고 듣는 그 순간 우리 인생들이 조금은 다 업그레이드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솔직히 어르신들이 뽕짝이나 트로트만 좋아하시는 줄 알았지 이렇게 고차원적인 가곡이나 수준높은 음악에 심취할 줄은 진정 난 몰랐었습니다.
작년에도 이 분들이 오셔서 연주를 하다가 진행하시는 분이 물으셨습니다.
“어르신들 즐거우십니까?”
“네~~~”
“어르신들 신청곡을 받겠습니다. 무슨 노래를 불러드릴까요?”
“애국가를 불러주세요!”
“아 ~네~ 애국가를 불러달라구요, 가만있자~한번도 누가 애국가를 불러달라고 하지를 않아서 갑작스럽게 연주가 될지 모르겠네요!“
ㅋㅋㅋ 김할머니가 갑자기 애국가를 불러달라고 하는 바람에 그 분들이 조금은 놀라고 식은 땀을 흘렸지만 조금후에 어르신들과 직원들과 아코사모들이 애국가 제창을 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사실 저는 그 때 마음이 아펐었습니다. 김할머니는 우리 시설에서 가장 쾌활하고 건강하고 활발하게 생활하셨던 분인데 언제부턴가 몸이 조금씩 아프셔서 병원에 가셔서 검사를 해 본 결과 췌장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아~어쩜 김할머니가 마지막으로 이 분들의 공연을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 조금은 슬픈 마음을 가지고 할머니를 쳐다보면서 애국가를 같이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번에 아코사모 회원들의 공연이 있던 날도 우리의 김할머니가 살아 계셔서 같이 즐겁게 그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남들에게는 말은 안했지만 얼마나 기특하시고 대단한 어른이신지 할머니를 보는 것만으로도 속으로 감동이 되었었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공연을 보시기 위해 강당이 꽉 차도록 참석해 주신 어르신들도 감사하고 연말에 어렵고 고독한 이웃을 위해 귀한 시간들을 짬을 내서 연습하고 공연을 통해 즐거움을 선사해 주신 아코사모 여러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아코사모" 여러분 새해에는 더욱 더 아름다운 하나님의 복이 각 가정과 여러분들에게 임하시를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