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요양원이란
나에게 요양원이란
정난희 / 경남도립거창대학 간호과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성산복지재단에서 실습을 한 나는 딱히 싹싹한 성격의 소유자도 아니고, 살가운 성격을 가진 아이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기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고 가게 되는 것 같다. 이 글은 간호학생으로서 적기보다는 딸로서, 손녀로서,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느낌을 더욱 전달하고 싶다.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나는 두려움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위에도 얘기한 것처럼 나는 싹싹하지도, 살갑지도 않다. 그러니 새로운 사람을 보고 다가가기가 얼마나 어려울지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나만의 착각이고, 여기서는 그런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나는 여기에 있는 어르신들에게 인사만 했을 뿐인데 따뜻한 눈으로 나를 바라봐 주고, 먼저 말을 걸기도 하며 나에게 관심을 가져 주었다. 여기에 실습을 나온 학생으로서 먼저 다가가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다들 먼저 다가와주고, 관심을 보여주었다. 나도 그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옆자리에 앉아 어르신과 옛 추억을 회상하기도 하고, 지금 현재를 그려보기도 하고, 미래를 상상해보기도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웃기도 하고, 괜히 눈물이나 어르신들 앞에서 먼저 울기도 하였다. 이런 내가 어여쁘게 보였는지 마치 우리할머니처럼 나를 토닥여주기도 하고, 다른 재밌는 이야기를 하며 울음을 그치도록 하게 해주었다. 마치 우리할머니가 아직도 살아계신다면 ‘이렇게 해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나에게 잘해주셨다. 물론 나에게뿐만 아니라 먼저 실습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나 못지않게 다들 잘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기서 이런 경험을 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요양원이나 양로원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되었다. 흔히 우리 주위의 여러 매체를 통해 나오는 기사나 방송을 통해서 요양원이나 양로원의 부정적인 시선들과 부적절한 행동들을 접했었다. 이런 기사들이 나에게는 일반화되어 요양원이나 양로원에 대해 부정적인 편견들이 생겼었다. 하지만 여기서 실습을 하고 여기서 이런 저런 경험을 하고 나서 부정적이고 부적절한 시선과 행동이 일부의 이야기구나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고 여기에 있는 환자들이 요구하는 것을 최대한 들어주려는 모습을 보고 알 수 있었고, 특히 어르신들과 여기에 있는 간호사나 요양보호사들과의 관계를 보고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웬만한 유대관계가 없는 한 이렇게 친근하고, 허물없는 대화나 행동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 나이가 들어 우리 가족이 요양원 시설에 오게 된다는 상상을 했을 때 실습을 하기 전 나라면 반대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실습을 하고 난 나는 그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와 함께 평생을 보낸다면 더할 나위 없이 나는 좋겠지만 더 먼 미래를 보았을 때 조금 더 좋은 미래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여기서의 실습이 얼마나 나에게 의미가 있는 실습이 되었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