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할머니의 호소를 들어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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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할머니의 호소를 들어보소~~

성산홍보실 0 7175
"아이고 아야, 아이고 나 죽이네~~ 아이고 나 죽이네~~ 나를 잡아다가 여기에 집어넣으려고 한다~~~~ 아이고 아야, 아이고 아야" 하시며 오늘 낮에 우리 원에 한분의 할머니가 두 아들과 함께 오셨습니다. 우리는 대문 밖에서 부터 무슨 큰소리가 나길래 우리 직원이 할머니에게 혹시 잘못해서 할머니가 큰소리를 지르는구나 하며 얼른 밖으로 나가보니 두 아들과 함께 우리 원에 상담하러 오시는 처음본 분이였습니다. 두 아들과 함께 우리 원에 방문하여 상담을 하는 동안 두 아들이 나를 이곳에 가두어 놓을려고 작정했다 하며 두 아들을 붙잡고 나를 집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직원은 할머니를 모시고 두 아들과 함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생활하시는 시설을 구경시켜 드리고 물리치료실에 모시고 가서 할머니에게 "우리 시설은 사람을 가두어 두는 곳이 아니고 여러 할아버지 할머니가 물리치료도 받고 여러가지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곳입니다" 라고 설명하니, 할머니 왈 "그럼 내도 이것 좀 해도고"하시며 침대에 벌렁 눕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물리치료사가 정성껏 간섭파치료와 핫백을해 드리고 난후 우리 시설에서 하는 프로그램 시간에 할머니를 모시고 가서 여러 어르신들과 함께 1시간여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두 아들과 함께 사무실로 와서는 이제 내가 여기에 살아야 겠다며 집으로 가시지를 않을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더 가관인 것은 할머니가 처음에 사무실에 들어오실 때 "아이고 사람 잡을려고 한다~~"하는 말이 쏙 들어가버리고 두 아들과 두 며느리 욕을 하면서 "선상님 내 좀 여기에 있게 해주소" 내 여기서 가면 내 죽어뿐다" 하며 애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이야기를 다 들어 주어야 하는 직원들의 고충도 어려움도 있었지만, 귀가 먹어 들리지도 않는 할머니, 또 남의 말은 들어 주지도 않고 혼자서 자기 말만 일방적으로 무지막지한 욕을섞어가며 해 버리는 이 할머니..... 한 아들의 말에 의하면, "엄마때문에 직장 생활도 못하고, 맨날 아들 욕, 며느리 욕 하면서 어떨 때에는 이불을 싸가지고 아파트 문밖에까지 나가 이불깔고 누워서는 며느리가 내게 밥도 주지 않는다 하며 욕하는 것을 보면 내가 죽고 싶은 심정이고 사회생활을 못할 지경"이라고 눈물 흘리며 말하는 50대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상담으로는 노년기는 신체적으로 약화되고 경제적으로 빈곤해지기 쉬우며, 사회 심리적으로 고립되어 고독을 경험하게된 할머니였던 것같고, 이에 반응하여 성격의 변화가 나타났으며 일반적으로 노년기에는 성격상 우울증이 증가하고 사회활동이 감소함으로 인한 자아에 몰두하는 내향성을 증가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성별 역할도 동화되어서 엄격하고 무섭던 아버님이 조용하고 말씀 없는 분이 되시는가 하면, 얌전하게 평생을 살던 어머님이 남자처럼 괄괄해 지는 것도 목격하게 됩니다. 이 모든 변화는 "우리 부모님이 왜 저리 되셨을까?" 할 일이 아니라 이것이 정상적인 노화과정이며, 바로 이 할머니는 이에 맞는 정신적 간호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치매나 노인의 문제로 인해 가정이 피폐되고 어려움을 당하는 가정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느끼며 이런 시설이 확충되어 그런 수요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내 어머니이기에 엄마의 손을 붙잡고 사무실을 나서는 두 아들과 할머니의 뒷모습이 너무나 쓸쓸한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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